책을 말하다

건투를 빈다

비단구두 2009. 8. 14. 04:02

건투를 빈다
카테고리 시/에세이
지은이 김어준 (푸른숲, 200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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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른이 되면서부터 내 삶을 끌어올려 줄 누군가의 이야기를 찾기 시작했다. "니 인생, 니가 제일 잘 알지 뭐. 누구한테 물어."라고 말할 지 모르지만 세상을 먼저 살아간, 가능하면 좀 더 멋지게 살아간 누군가의 이야기가 듣고 싶다. 그 사람들의 힘을 빌어 내가 좀 더 멋지게 살 수 있다면 그거 꽤 괜찮은  동냥 아닐까.
  김어준, 자기 말처럼 자기가 누구인지 알고 자기 뜻대로 살려고 하는 사람이다. 멋대로 잘 산다. 그래서 참 멋있다. 책의 문구를 인용하자면 자기 스타일이 있는 사람이라 졸라 섹시하다. 나도 좀 섹시해 지고 싶다. ㅋ



  내 귀에 팍! 박히는 말들.

  1장 - 나에 대한 삶의 태도

1. 온전히 자기 욕망의 주인이 된다는 게 얼마나 힘이 드는 것인지 안다. 그래서 이제 누구나 기대를 저버리는 연습을 해야 한다고 말한다. 기대를 저버리는 연습 없이는, 평생을, 남의 기대를 위해 자신의 인생을 쓰고 만다. 단 한 번밖에 없는 삶에 그만한 낭비도 없다.

2.  그러니까 그는, 그 양복인가. 당신에게 지금 필요한 건 그렇게 스스로 따져 볼 당신만의 5분인 게다. 그 질문에 답할 수가 없다면, 결혼은 아니다. 그리고 당신에게 결혼보다 급한 건, 세계관이다.

3. 아름답지 않은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자기객관화의 임계점이란 게 있다. 그랬으면 하는 자기가 아니라 생겨먹은 대로의 자신을, 덤덤하게, 정면으로 받아들이는, 그런 순간 있다. 자신이 멋지지 않다는 걸 인정하지 않고서 멋질 수는 결코 없는 법이란 걸 깨닫는, 이거 절로 안 온다. 도달해야 한다. 그러자면 대단한 분량의 용기가 지성과 함께 요구된다.

4. 그렇게 스스로 삶의 문제들에 맞서 나가겠다는 결의, 자신에게 닥치는 세상만사를 주변의 기준이나 눈치에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세계관대로 대처하고자 하는 의지, 그런 게 바로 삶에 대한 장악력이다. 그게 있는 자, 졸라, 섹시하다.

5. 첫째, 꿈이란 말 대신 목표라고 하자. 꿈이란 단어 자체가 그 말을 사용하는 사람으로 하여금 지금의 어려운 현실은 꿈을 이루는 과정의 당연한 난관이니 적당히 무시하는 게 마땅한 태도라며, 스스로 '나이브'하게 만드는 힘이 있기 때문이다.
  둘째, 목표와 현실이 얼마나 같이 놀고 있는가. 목표를 현실적일 때만 성취된다. 그러자면 일정이 매우 구체적이며 적극적이어야 한다.
  셋째, 당신이 지불할 수 있는 비용은 어디까지인가. 어느 것도 포기할 수 없다고? 그럼 아무것도 가질 수 없는 거다. 어느 것도 포기할 수 없다고 말하는 건 삶에 대한 응석에 불과하다.

6. 어떤 일을 하고자 할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그냥 그 일을 하는 거다. 실패를 준비하며 핑계를 마련해두는 데 에너지를 쓸 게 아니라, 토 달지 말고, 그냥, 그 일을 하는 거. 그게 그 일을 가장 제대로 하는 법이다. 난 꿈을 말하는 대신 이렇게 외쳐야 한다고 믿는다. "하면, 된다! 아님 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