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 프레지던트(2009.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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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 프레지던트 - 준호랑 ★★★
건국이래, 한번도 상상하지 못했던 대통령을 만난다.
로또 당첨금 244억 앞에 속앓이 하는 대박 대통령, 이순재. 강렬한 카리스마, 그러나 첫사랑 앞에선 한없이 소심한 꽃미남 싱글 대통령, 장동건. 서민남편의 대책없는 내조로 이혼위기에 처한 여자대통령, 고두심이 펼치는 누구나 안다고 생각하지만 아무도 모르는 장진의 유쾌한 청와대 비하인드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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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장진의 영화를 좋아하는 편이다. 킬러들의 수다, 아는 여자, 웰컴투 동막골 등등. 세상의 중심에 서지 못하는 사람들이 세상을 어떻게 보는지 어떻게 살아내는지 위트있게 담아낸 시선이 좋다. 그런데 이번 영화는 완벽히 '세상의 중심에 선' 이들의 이야기다. 대통령.
드라마에 울고 웃고 로또 때문에 고민하는 소시민적인 대통령 이순재, 젊고 결단력있는 대통령 장동건, 최초의 여자 대통령 고두심이 등장해서 우리가 꿈꾸는 대통령의 모습을 보여준다. 영화 구성도 괜찮고 중간중간 재미있는 에피소드도 많아서 심심찮게 킥킥대면서 영화를 볼 수 있었다.
그런데, 영화를 보고 나서 왠지 씁쓸했다. '굿모닝, 프레지던트'를 외치기엔 우리 사회가 지금의 대통령이 "굿모닝"을 외칠 수 있는 상황이 아니기 때문이다. 반어적인 영화라고 한다면 모를까 너무 낙관적인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게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이런 영화를 보고 이런 씁쓸한 생각밖에 할 수 없다는 게 기분이 참 그랬다.
그래도 이 영화를 권한다면, 우리 아이들에게 보라고 하고 싶다. 정치에 전혀 관심이 없는, 통일에 대해서도 무조건 안 된다는 닫힌 생각을 가지고 있는 아이들에게. 특히 장동건이 맡은 차지욱 대통령이 미국보다 한민족인 북한의 입장을 고려해 소신껏 정치를 하는 모습은 참 멋졌다. 미국과 북한, 우리의 관계를 너무 복잡하지 않게, 명쾌하게 말해주는 그 대목이 영화를 꽤 괜찮은 영화로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