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두비(2009.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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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두비(혼자서^^) ★★★★
세상을 향한 당찬 프로포즈 세상이 껌인 소녀, 세상이 벽인 청년과 친구가 되다!
엄마는 애인 챙기느라, 친구들은 학원 다니느라 외톨이인 민서는 누구보다 자립심이 강한 당돌한 여고생이다. 여름방학을 맞아 원어민 영어학원 등록을 위해 갖가지 알바를 해보지만 수입은 신통치 않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버스에서 방글라데시 출신 이주노동자 카림의 지갑을 수중에 넣고, 발뺌하다가 엉뚱하게 그와 엮인다. 민서는 다짜고짜 경찰서에 가자는 카림에게 소원 하나 들어줄 테니 퉁 치자는 당돌한 제안을 하고, 카림은 1년치 임금을 떼먹은 전 직장 사장 집을 함께 찾아달라고 부탁한다. 민서는 얼떨결에 시한부 ‘임금추심원’이 되긴 했지만, 낯선 카림이 옆에서 걷는 것조차 신경이 쓰이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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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문자>, <나의 친구, 그의 아내>에 이은 신동일 감독의 관계 3부작이라는 작품이다. 워낙 내가 신동일 감독의 영화를 좋아하기 때문에 극장판 사수!! 거기다 '이주노동자와 여고생의 사랑이야기'라는 주제가 마음에 들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방문자>와 <나의 친구, 그의 아내>만큼 매력적이지는 않은 이야기였다. 전작에 비해 풍자적인 웃음을 주는 장치들도 덜했고.
그래도 카림 역을 맡은 배우 마붑 알엄이 한국 생활을 오래한 덕에 한국말도 자연스레 나오고, 민서 역을 맡은 배우 백진희는 우리 아이들만큼이나 영악하면서도 어느 순간 순수하다.
기억에 남는 장면
1. 처음 만났던 버스 안에서 카림이 양보하는 옆자리에 앉기는 커녕 몸이 닿을까봐 몸서리치던 민서가 나중에는 카림에게 먼저 손을 내밀어 잡고 걷고, "카림 때는 무슨 색이야?" 묻자, "너랑 똑같아."라고 말하던 순간
2. 카림에게 밀린 월급을 주지 않는 사장집을 찾아가 민서가 "만수야, 너 언제 인간 될래?"하며 난동을 부리던 장면
3. 학교를 그만 둔 민서가 불법체류로 송환된 카림을 생각하며 인도네시아 식당에서 자연스레 손으로 음식을 먹는 순간
'진정한 친구'라는 뜻의 반두비. 영화 속 민서처럼 우리도 마음을 열고 우리 사회의 구성원이 된 그들에게 손을 내밀 줄 아는 용기를 가졌으면 좋겠다. 무턱대고 피하거나 따돌리지 말고.
그리고, 이 영화 무엇보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청소년이 봤으면 하는 마음으로 만들었다는데 모방범죄(원조교제)를 부추길 수 있다는 이상한 논리를 내세워 다양한 시각을 막은 것, 참 속상하다. 우리 애들 더한 것도 다 보는데. 뭐가 옳다 그르다 말할 수 있는 생각할 머리들은 있는데. 그냥 판단하게 두면 안 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