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는 영화다

불신지옥(2009.08.26)

비단구두 2009. 8. 28. 2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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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신지옥 ★★★☆ - 혼자서(그것도 극장에 유일하게 혼자서 ㅋ)

신들린 소녀를 향한 잔혹한 믿음 (불신지옥) 동생이 사라지고 모든 것이 시작되었다

기도에 빠진 엄마와 단둘이 살고 있던 동생 ‘소진’. 어느 날 동생이 사라졌다는 소식에 서울에서 대학을 다니던 언니 희진은 급히 집으로 내려오지만, 엄마는 기도하면 소진이 돌아올 거라며 교회에만 들락거리고 담당 형사 태환은 단순 가출로 여기고 형식적인 수사를 진행한다.

  그러던 중 옥상에서 떨어져 죽은 여자 정미가 소진에게 남긴 유서가 발견되고, 경비원 귀갑과 아파트 주민 경자에게서 소진이가 신들린 아이였다는 말을 듣자 희진과 태환은 혼란에 빠진다. 죽은 정미가 엄마와 같은 교회에 다녔다는 사실이 드러나고, 다음날 경비원 귀갑이 죽은 채 발견되지만 엄마는 침묵을 지킨 채 기도에만 매달린다. 소진의 행방은 점점 미궁 속으로 빠지고, 동생이 사라진 이후부터 희진의 꿈에는 죽은 사람의 환영이 나타나기 시작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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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 이런 경험 흔치 않을 듯. ㅎㅎ 혼자서 극장에 앉아서 본 유일한 공포영화. 공포영화를 그닥 좋아하지 않는, 공포에 둔한 내가 한국 공포영화 중에 꽤 괜찮은 작품이라는 추천을 보고 찾게 된 영화다.

관객들의 공포심을 자극하는 영화가 아니라 인간이 왜 공포를 느끼는지, 우리 사회에서 공포가 무엇인지 말하려는 공포에 대해 말하고 싶어하는 영화. 자기가 보는 것을 믿지 못하고 자신을 믿지 못하는 불신이 가득한 세상에서 몸도 마음도 나약한 인간이기에 겪을 수 밖에 없는 공포를 잘 담아낸 영화다.
약하기 때문에 무언가에 기대야 하고, 그래서 어쩌면 남에게는 더 잔인해질 수 있는 인간의 본성을 까발린 영화. 자신을 잃고 사랑하는 주변 사람들을 잃고 사는 삶이 지옥일 수 밖에 없다는 메시지를 전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