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는 영화다

업(2009.08.20)

비단구두 2009. 8. 20. 2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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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 ★★★★★ - 혼자서

한방울 눈물과 한바탕 웃음! 마음 속에 담고 싶은 단 하나의 걸작

평생 모험을 꿈꿔 왔던 ‘칼’ 할아버지는 수천 개의 풍선을 매달아 집을 통째로 남아메리카로 날려 버리는데, ‘칼’ 할아버지의 이 위대한 모험에 초대 받지 않은 불청객이 있었으니, 바로 황야의 탐험가 ‘러셀’! 지구상에 둘도 없을 이 어색한 커플이 함께 하는 대모험. 그들은 과연 남미의 잃어버린 세계에서 사라져 버린 꿈과 희망, 행복을 다시 찾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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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시절의 꿈을 떠올리게 하는 마법과 같은 영화. 요며칠 기분이 바닥인 나를 색색의 풍선을 따라 업 시키준 영화. 그리고 칼과 엘리의 모습을 통해 진짜 사랑이, 진짜 삶이 어떤 것인지도 말해주는 교훈적이지 않은 진심이 담긴 영화.

가장 좋았던 장면은, 칼의 여행이 시작되기도 전인 인트로. 어린 칼이 극장을 나와 소심하게 잔디를 지나면서 숲을 지나고, 땅의 갈라진 틈을 지나면서 그랜드 캐년을 지나고, 나무밑둥을 지나면서 산맥을 지난다고 말하면서 모험에 대한 꿈으로 부풀어 있다가 구체적으로 모험을 꾸려가고 있는 엘리를 만나 사랑에 빠지고 엘리와 칼이 어느새 어른이 되어 결혼을 하고, 아이를 갖지 못하고, 그래도 행복하게 가정을 꾸리고, 나이가 들어 엘리가 피크닉을 가서 먼저 눈을 감는 두 사람의 삶과 사랑의 과정을 별 대사 없이 오랜 필름처럼 보여주던 것이었다. 5분 남짓밖에 되지 않는다는 이 인트로가 벌써 이 영화의 느낌과 감정과 깊이를 다 이야기한다. 눈물이 날뻔 했다.
 
그리고, 할아버지가 된 칼이 엘리와의 어릴적 꿈을 잊지 않고 몇 만개의 풍선으로 집을 띄워 올리는 장면. 어쩜 이런 생각을 했을까. 어릴 적 오즈의 마법사를 만나러 가는 도로시의 집이 허리케인에 휩쓸릴 때에도 모험이 시작될 것 같은 설렘이 있었지만, 칼의 풍선으로 띄운 집은 훨씬 환상적이고 아름다웠다.

모험을 꿈꾸는 아이들도, 더이상 꿈을 꾸지 않는다는 어른도 꼭 보아야 할 작품이다. 

나도 칼과 엘리처럼 꿈목록을 적어놓고, 꿈에 대한 생각을 지우지 않고, 죽는 순간에도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삶을 살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