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형 두번째 소품집 - 봄의 기적
4월 어느 날, 눈이 펑펑 왔다. 지구 온난화라더니 따뜻하긴 커녕 겨울이 갈 생각을 않는다. 천안함에 어수선한 정국에 나라도 시끄럽고 날마저도 춥다. 봄의 실종. 심각하다. 오죽하면 하루는 길을 걷다 말고 사람들이 보든말든 하늘에 대고 소리를 질렀다. “거기, 할아버진지 아저씬지 하느님인지 좀 너무 하시는 거 아니에요? 이래서 어디 살겠냐고요. 봄 좀 내려주면 안 되냐고. 나한테도 쫌!!”그러더니 어제부턴 날이 조금 풀리는 듯하다. 그래도 여름은 당당 멀었다. 세상도 나도 겨울인 이 곳에서 내 노래는 아직도 봄을 부른다. 노래도 따뜻한 걸 들어야 마음이 녹을 것 같다. 춥다. 여전히.
1. 이지형 소품집 - 봄의 기적 & Beatles Cream Soup
어느날, 지하철 역에서 조용히 읊조리듯 들려오는 노래를 들었다. 바람이 차던 날, 늦은 밤 지하철 역에 혼자 앉아 오지 않는 마지막 열차를 기다리며 괜히 세상에 혼자 남겨진 것처럼 우울해졌던 날.
그럴 때가 있다. 혼자 서 있는 지하철역이 낯설게 느껴지는 날, 사람 많은 교차로에서 누군가와 함께 웃고 떠들며 가는 사람들을 보며 난 어디로 가야할지 몰라 멍하게 서게 되는 날. 그날, 우연히 들려오던 노랫말에 위안을 받았다. “눈물이 날지 몰랐던 걸까 아픔을 견뎌온 날들 / 계절은 언제나 이렇게 멀고 먼 길을 돌아 다시 내게로 온다고.”나만 그런 게 아니라고. 겨울이 있으면 봄도 있는 거라고. 그날 이후론, 혼자서 나도 ‘봄의 기적을 믿어’라고 나직이 흥얼거리며 나를 다진다.
봄의 기적 - 이지형
정말 고맙습니다 힘든 시간 함께했던
겨우내 갈라진 틈 사이로 작은 숨을 내 쉬는 그대
나도 언젠가부터 창가의 아지랑일 볼 때면
온기로 가득히 퍼져가는 봄 향기에 마음이 떨려
냇물이 흐르고 꽃이 피어나면 그대도 나처럼 웃어
긴 잠에서 깨어 새가 노래하듯 다시 난 살아 갈 수 있다고
눈물이 날 지 몰랐던 걸까 아픔을 견뎌온 날들
이제야 천천히 웃으며 말하네 다시 찾아온 봄의 기적을 믿어
정말 고맙습니다 나른한 햇빛의 물결
따뜻한 바람이 불어오면 슬픔도 모두 아스라이
겨울이 머물던 그 자리에 앉아 찬 그늘을 녹여내고
얼어붙어버린 내 맘을 만져줘 다시 나 사랑할 수 있게
눈물이 날지 몰랐던 걸까 아픔을 견뎌온 날들
이제야 천천히 눈 녹듯 말하네 다시 찾아온 봄의 기적을 믿어
눈물이 날지 몰랐던 걸까 아픔을 견뎌온 날들
계절은 언제나 이렇게 멀고 먼 길을 돌아 다시 내게로 온다고
가슴에 남겨두었던 말들 굽어진 저 언덕에 올라
이제야 천천히 눈 녹듯 말 하네 나는 너의 여린 숨결을 믿어
다시 찾아온 봄의 기적을 믿어
그리고, 그 앨범에 있는 가장 귀엽고 통통 튀는 노래. 듣기만 해도 기분이 좋다. 정규앨범 2집에서 실린 노래라는데 함께 부른 ‘라이너스의 담요’ 연진의 목소리가 참 잘 어울린다. 안타깝게도 영어가 약한 나는 노랫말을 완전히 이해할 수는 없지만 비틀즈에 대한 동경과 재미있게도 크림수프를 연결시킨 새로운 엉뚱함, 편안하고 기분 좋은 포크 사운드가 참 좋다. 밝아진다.
Beatles Cream Soup - 이지형
I know you need the thing to wake you up
I know you need the thing to warm you up
But you hardly see the way to find
I know you need the thing to make you high
I know you need the thing to burn your sigh
But you hardly keep your self behind
Let me take you home now you have been lost somehow
Running through the field we sleep in the woods in bath
Won`t you throw your crown out don`t ever let me down
She told that the Beatles reminds her the cream soup
She told that the Beatles reminds her the sky
She told that the Beatles reminds her the cream soup
She told that the Beatles reminds her the sky
Nobody can drive you home tonight
Nobody can save you from the fight
Nobody can hold you back so tight
Nobody can make you feel alive
Nobody can raise the music loud
Nobody but I can make it right
She told that the Beatles reminds her the cream soup
She told that the Beatles reminds her the sky
She told that the Beatles reminds her the cream soup
She told that the Beatles reminds her the sky
이지형은 고양이와 강아지를 주제로 만들었던 프로젝트 음반‘강아지 이야기’중에서 ‘백구’라는 아름다운 곡으로 나를 감동시켰던 뮤지션이다. 따뜻하고 소박한 노래가 참 좋았는데 토이의 ‘뜨거운 안녕’에도 참여했었다. 그 사이 두 장의 정규앨범을 내고 소품집도 두 번째라는데, 이렇게 괜찮은 음악을 이제야 발견하게 되다니 안타깝다. 더구나, 첫 번째 소품집을 꼭 사고 싶은데 희귀앨범이 됐단다. ㅠ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