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여행/잠보! 아프리카
2010.01.06.~07. 아프리카의 워낭소리 응고롱고로, 그리고 세렝게티
비단구두
2010. 2. 18. 16:03
아침에 고프리 아저씨를 만나 세렝게티로 향했다. 우리 모둠은 야리가 빠지고 오늘은 여몽이 함께다. 안개가 자욱히 낀 신비로운 숲을 지났다. 어디선가 숲의 정령들이 나타나 춤을 추고 노래하는 소리가 들릴 것만 같다. 그러다 그 노래소리에 홀려 가면 영영 돌아오기 힘든?^^ 어느새 응고롱고로 게이트에 도착. 그런데 갑자기 도적이 나타났다. 원숭이 세계의 깡패, 바분원숭이. 옆의 차에 쭈가 바나나 송이를 놔 두고 창문을 열고 내린 모양이다. 그 틈으로 냉큼 들어가 훔쳐와 놓고는 자기 것 먹는 양 당당하게 우리 앞에서 바나나 껍질을 벗긴다. 어찌나 욕심도 많은지 동무들이 달라고 모여들자 때리고는 혼자만. 무식한 녀석. 고프리 아저씨 말로는 그런 무뢰배같은 놈이라도 그냥 두어야 한단다. 잘못 건드렸다가는 사람도 흠씬 두들겨 맞는다는. 진짜 깡패같은 놈이다.
암튼, 응고롱고로 진입! 응고롱고로에 도착하자 우리를 반긴 건 섹시한 얼룩말들의 엉덩이와 노신사의 얼굴을 한 누의 얼굴. 그런 신기한 동물들이 화산으로 생긴 분화구 위에 산다니. 역시 경이로운 아프리카다. 화산이 폭발했던 분화구, 그 불모의 땅 위에 겹겹의 시간이 쌓이고 어느샌가 푸른 초원으로 변하고 그 거대한 구덩이 가운데 우기가 되면 알아서 물이 고인단다. 그리고 그 물을 찾아 이렇게 많은 동물들이 모여든다는.
암튼 오전 10시 정도가 되도록 버팔로에 얼룩말, 누떼, 흑멧돼지 가족, 가젤들, 어찌나 많은 동물들을 보았는지 하나도 빼놓지 않으려고 카메라 셔터를 부지런히 눌러댔더니 금세 배가 고팠다. 처음으로 나의 비상식량 쪼꼬바를 먹었다. 내 맘에 제일 들었던 동물은 당연 얼룩말! 초롱초롱 까만 눈과 의외로 귀여운 사이즈, 선명한 줄무늬가 초록 배경에 딱 띄는 생기발랄함이 정말 예뻤다. 게다가 얼룩말은 똑똑하고 기억력이 좋아서 누떼들을 데리고 응고롱고로에서 세렝게티까지 가는 행렬을 이끈단다. 사파리차의 뚜껑을 따고 위로 올라가 바람을 느끼고 야생동물을 가까이서 두 눈으로 확인하는 그 자체가 기분 좋은 일이었다. 밀림의 왕 사자는 좀 게을러보였지만 동물원에선 초라해보이던 코끼리는 정말로 위풍당당. 남의 사냥감 뒤처리 전문 하이에나는 의외로 귀여운 얼굴을 하고 있었다. 하마는 호숫가에서 코만 내밀고 숨만 쉬느라 얼굴도 제대로 못 보고. 밤이 되어야 나온단다.
호숫가에선 빵과 주스가 들어있는 점심도시락을 먹었는데 소풍나온 기분이어선지 한국 김밥이 너무 그리웠다. 쑤의 "김밥이었음 좋겠다" 한 마디에 어딘의 뻥이 시작되었는데.. "우리팀은 김밥 먹었는데 너흰 뭐 먹었어?"로 시작된 농담이 급기야는 "우린 참치김밥 너희는 그냥 야채김밥이야?"가 되면서 따슬이까지 서슴없이 뻥을 치고, 한쪽에선 우리가 먹은 치킨이 타조고기라는 말까지 오갔다.ㅋㅋ
오후에는 비가 너무 쏟아졌다. 우리가 사자를 찾아 초원을 헤매는 동안 갑자기 비가 몰려와 물이 불었다. 다음 캠프로 이동해야 하는데 물이 불어 도랑이 큰 개울이 되고 차 엔진이 물에 잠겨 앞서 간 차들이 멈춰섰다. 마사이 청년 하나는 길을 가다가 물에 빠져 죽을 뻔했다고 한다. 우리도 빗속에 한참을 기다려 잦아든 후에야 차를 움직여 세렝게티 쪽으로 갈 수 있었다. 가는 길에는 레오파드, 표범을 만났는데 날도 어두워지고, 녀석이 겁이 많아 나무에만 있어서 보기 어려웠다.
다음날.
암튼, 응고롱고로 진입! 응고롱고로에 도착하자 우리를 반긴 건 섹시한 얼룩말들의 엉덩이와 노신사의 얼굴을 한 누의 얼굴. 그런 신기한 동물들이 화산으로 생긴 분화구 위에 산다니. 역시 경이로운 아프리카다. 화산이 폭발했던 분화구, 그 불모의 땅 위에 겹겹의 시간이 쌓이고 어느샌가 푸른 초원으로 변하고 그 거대한 구덩이 가운데 우기가 되면 알아서 물이 고인단다. 그리고 그 물을 찾아 이렇게 많은 동물들이 모여든다는.
암튼 오전 10시 정도가 되도록 버팔로에 얼룩말, 누떼, 흑멧돼지 가족, 가젤들, 어찌나 많은 동물들을 보았는지 하나도 빼놓지 않으려고 카메라 셔터를 부지런히 눌러댔더니 금세 배가 고팠다. 처음으로 나의 비상식량 쪼꼬바를 먹었다. 내 맘에 제일 들었던 동물은 당연 얼룩말! 초롱초롱 까만 눈과 의외로 귀여운 사이즈, 선명한 줄무늬가 초록 배경에 딱 띄는 생기발랄함이 정말 예뻤다. 게다가 얼룩말은 똑똑하고 기억력이 좋아서 누떼들을 데리고 응고롱고로에서 세렝게티까지 가는 행렬을 이끈단다. 사파리차의 뚜껑을 따고 위로 올라가 바람을 느끼고 야생동물을 가까이서 두 눈으로 확인하는 그 자체가 기분 좋은 일이었다. 밀림의 왕 사자는 좀 게을러보였지만 동물원에선 초라해보이던 코끼리는 정말로 위풍당당. 남의 사냥감 뒤처리 전문 하이에나는 의외로 귀여운 얼굴을 하고 있었다. 하마는 호숫가에서 코만 내밀고 숨만 쉬느라 얼굴도 제대로 못 보고. 밤이 되어야 나온단다.
호숫가에선 빵과 주스가 들어있는 점심도시락을 먹었는데 소풍나온 기분이어선지 한국 김밥이 너무 그리웠다. 쑤의 "김밥이었음 좋겠다" 한 마디에 어딘의 뻥이 시작되었는데.. "우리팀은 김밥 먹었는데 너흰 뭐 먹었어?"로 시작된 농담이 급기야는 "우린 참치김밥 너희는 그냥 야채김밥이야?"가 되면서 따슬이까지 서슴없이 뻥을 치고, 한쪽에선 우리가 먹은 치킨이 타조고기라는 말까지 오갔다.ㅋㅋ
오후에는 비가 너무 쏟아졌다. 우리가 사자를 찾아 초원을 헤매는 동안 갑자기 비가 몰려와 물이 불었다. 다음 캠프로 이동해야 하는데 물이 불어 도랑이 큰 개울이 되고 차 엔진이 물에 잠겨 앞서 간 차들이 멈춰섰다. 마사이 청년 하나는 길을 가다가 물에 빠져 죽을 뻔했다고 한다. 우리도 빗속에 한참을 기다려 잦아든 후에야 차를 움직여 세렝게티 쪽으로 갈 수 있었다. 가는 길에는 레오파드, 표범을 만났는데 날도 어두워지고, 녀석이 겁이 많아 나무에만 있어서 보기 어려웠다.
다음날.
아침에 일어나 야리와 후다닥 완벽히 텐트를 정리했다. 얏호!! 이제 텐트도 완전 적응이닷. 텐트 안에서 느리작대느라 아침을 부실하게 먹긴 했지만 오늘은 본격 세렝게티. 열심히 차를 달려 어젯밤 우리가 표범을 보았던 나무에 다시 오니 눈에 선명하게 들어오는 녀석. 표범이 우리 차 쪽으로 유유히 걸어오는가 싶더니 수풀 속으로 사라졌다. 나무로 다시 고개를 돌리니 앗, 갸르릉 거리며 새끼가! 오홋 귀엽다~~ 근데 짠하게 나무 위에서 바들 떨고 있는. 잠시 후 반대편 나무에 어미 등장! 자기 몸집만한 임팔라의 시체를 등에 지고 오는 게 아닌가. 나무 위에서 식사를 하는가 싶더니 나무 위에 빨랫감처럼 몸을 뉘이고 늘어진다. 아, 먹고 자고 좋겠다.. 했더니 연기? 우리가 새끼 쪽으로 눈을 돌리자 불안한 듯 다시 몸을 세운다. 그리고 불안한 듯 나무 위를 서성인다. 새끼는 계속 갸르릉 거리고.. 훔.. 미안한 생각이 든다. 맘편히 나무 위에서 사냥하고 새끼를 먹이고 서로 정을 나누어야 할 평온한 아침 식탁에 불청객으로 우리가 끼어든 느낌. 게다가 둘 사이엔 사파리 차량들이 바리케이트를 친 상황이다. 안타까운 둘 사이를 자꾸 갈라놓는 것 같아 차를 돌렸다. 새끼가 어미 품에서 따끈한 아침식사를 하기를 바라며.
잠시 후 평원에서 만난 장면은 거의 다큐 드라마였다. 암사자들이 사냥을 마치고(물소처럼 큰 놈이었다) 식사를 하고 나자, 망을 보던 숫사자들이 다음 순서로 식사를 한다. 그러곤 잠시 뒤 자칼이 나타나 사자의 비호 아래 남은 음식을 먹는 거다. 그러는 동안 우리의 미스터 음식처리반 하이에나들은 먼 발치에서 조용히 그 광경을 바라보고 있다가 살금살금 다가간다. 어느새 근처까지 가서 먹고 남은 음식을 노리는데, 그 순간 숫사자들이 나타나 으르릉 내쫓는다. 알고보니, 하이에나는 사냥의 명수란다. 못 하는 게 아니라 안 하는 거라는. 체력을 아낀다나? 심지어 사자가 늙고 병들면 사자를 사냥해서 먹는 게 하이에나이기 때문에 사자와 사이가 나쁘단다. 움.. 이런 의외의 먹이 피라미드가. 암튼, 녀석 참 편하게 산다. 귀여운 외모와 달리 찌질하다기보단 철처히 계산적이고 무서운 놈들이라는 생각이 든다.
오후에는 세렝게티를 떠나오면서 마사이 마을을 들렀다. 아이러니하게도 동물 보호구역에 갇혀 보호가 아닌 감시를 받고 있는. 그래서 전처럼 유목은 물론이고 사냥도 못하고 관광 상품이 되어 부족의 전통마저도 위협받고 있는. 그나마 관광객이라도 받지 않으면 물을 사먹고 부족을 유지할 길이 없다고 한다.
마을에 들어서자 환영인사로 남녀가 노래를 하고 춤을 춘다. 여자들은 반원으로 서서 우리에게 마사이 목걸이를 걸어주고 손을 잡고 춤을 추며 아프리카 소울이 가득한 목소리를 들려주었다. 남자들은 마사이의 전통이라는 제자리 높이뛰기를 보여주었는데, 높이 뛰는 사람이 가장 용맹한 전사로 받아들여졌다고 한다. 널도 없이 널뛰기를 하는 듯한, 스카이콩콩을 자체장착한 듯한 높이 뛰기가 마냥 신기했다.
조금 있으니 비가 쏟아지고 우리는 마사이 전통 가옥 안으로 들어가 비를 피했다. 밖은 추운데 안에는 하루 종일 숯불을 피워 따뜻하다 못해 덥다. 두평 남짓한 좁은 공간에 불이 피워진 공간이 부엌, 동물 가죽이 깔려진 곳이 침실이란다. 좁고 불편하고 뭐 이게 집이야, 할 수도 있겠지만 유목을 하기 위해 고작 해야 몇 주 머무르기 위해 몸을 뉘일 곳만 있으면 된다고 생각했던 마사이들의 문화가 충분히 이해가 갔다. 우리는 떠돌지 않기 위해 한 곳에 붙박히기 위해 너무 많은 공간을 차지하고 너무 많은 것들을 소비하고 버리고 있는 게 아닐까.
좀처럼 비가 잦아들지 않고, 마을을 둘러보기로 한 시간은 거의 다 돼서 마사이 청년의 이야기를 듣고만 마을을 나서야 했다. 날이 맑아서 좀더 많은 마사이들을 만나고 함께 춤추고 공예품도 더 사고 했으면 좋았으련만. 날이 심술궂다.
잠시 후 평원에서 만난 장면은 거의 다큐 드라마였다. 암사자들이 사냥을 마치고(물소처럼 큰 놈이었다) 식사를 하고 나자, 망을 보던 숫사자들이 다음 순서로 식사를 한다. 그러곤 잠시 뒤 자칼이 나타나 사자의 비호 아래 남은 음식을 먹는 거다. 그러는 동안 우리의 미스터 음식처리반 하이에나들은 먼 발치에서 조용히 그 광경을 바라보고 있다가 살금살금 다가간다. 어느새 근처까지 가서 먹고 남은 음식을 노리는데, 그 순간 숫사자들이 나타나 으르릉 내쫓는다. 알고보니, 하이에나는 사냥의 명수란다. 못 하는 게 아니라 안 하는 거라는. 체력을 아낀다나? 심지어 사자가 늙고 병들면 사자를 사냥해서 먹는 게 하이에나이기 때문에 사자와 사이가 나쁘단다. 움.. 이런 의외의 먹이 피라미드가. 암튼, 녀석 참 편하게 산다. 귀여운 외모와 달리 찌질하다기보단 철처히 계산적이고 무서운 놈들이라는 생각이 든다.
오후에는 세렝게티를 떠나오면서 마사이 마을을 들렀다. 아이러니하게도 동물 보호구역에 갇혀 보호가 아닌 감시를 받고 있는. 그래서 전처럼 유목은 물론이고 사냥도 못하고 관광 상품이 되어 부족의 전통마저도 위협받고 있는. 그나마 관광객이라도 받지 않으면 물을 사먹고 부족을 유지할 길이 없다고 한다.
마을에 들어서자 환영인사로 남녀가 노래를 하고 춤을 춘다. 여자들은 반원으로 서서 우리에게 마사이 목걸이를 걸어주고 손을 잡고 춤을 추며 아프리카 소울이 가득한 목소리를 들려주었다. 남자들은 마사이의 전통이라는 제자리 높이뛰기를 보여주었는데, 높이 뛰는 사람이 가장 용맹한 전사로 받아들여졌다고 한다. 널도 없이 널뛰기를 하는 듯한, 스카이콩콩을 자체장착한 듯한 높이 뛰기가 마냥 신기했다.
조금 있으니 비가 쏟아지고 우리는 마사이 전통 가옥 안으로 들어가 비를 피했다. 밖은 추운데 안에는 하루 종일 숯불을 피워 따뜻하다 못해 덥다. 두평 남짓한 좁은 공간에 불이 피워진 공간이 부엌, 동물 가죽이 깔려진 곳이 침실이란다. 좁고 불편하고 뭐 이게 집이야, 할 수도 있겠지만 유목을 하기 위해 고작 해야 몇 주 머무르기 위해 몸을 뉘일 곳만 있으면 된다고 생각했던 마사이들의 문화가 충분히 이해가 갔다. 우리는 떠돌지 않기 위해 한 곳에 붙박히기 위해 너무 많은 공간을 차지하고 너무 많은 것들을 소비하고 버리고 있는 게 아닐까.
좀처럼 비가 잦아들지 않고, 마을을 둘러보기로 한 시간은 거의 다 돼서 마사이 청년의 이야기를 듣고만 마을을 나서야 했다. 날이 맑아서 좀더 많은 마사이들을 만나고 함께 춤추고 공예품도 더 사고 했으면 좋았으련만. 날이 심술궂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