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여행/잠보! 아프리카
2010.01.08.~09. Rain, Rain, Rain!!
비단구두
2010. 2. 18. 16:28
후두둑, 빗소리에 눈을 떴다. 잠시 후, 갑자기 짐을 꾸려 빨리 텐트 밖으로 나오라는 고함소리가 들려왔다. 이런! 물난리가 난 거다. 어젯밤 하림의 선창으로 모두가 한마음으로 불렀던 Rain, Rain, Rain, Beautiful Rain을 너무 열심히 불러서 하늘에 그 뜻이 팍팍 전해진 모양이다. 게다가 따슬이의 "Oh Come~" 소리는 너무나 간절했다. 내가 하늘이라도 비를 내리겠다 했더니만 아니나 다를까. 완전 홍수다. 캠프 사이트 바로 모든 짐을 다 옮기고 보니 머리는 산발에 비옷 위로도 빗물이 뚝뚝 떨어져 스밀 지경이다. 발도 아예 진흙으로 뒤범벅이고. 그래도 우리는 이 와중에 아프리카에서 웬일이냐며 단체사진을 찍었다.ㅋ 그나마 다행히 큰물은 아니어서 점점 잦아들어 텐트 위까지 물이 차오르지 않고 차도 엔진은 멀쩡하단다. 휴~ 오늘은 다르에살람으로 출발할 수 있겠다. 고고씽!
그런데 이런 닌장...ㅠ 질퍽한 발로 텐트며 짐을 메뚜기로 나르던 중 진흙에 발이 빠져 쪼리가 고장났다. 한 발을 맨발로 다녀야 하다닛..ㅡㅡ 비에 좀 젖은 운동화는 불 피우고 난 숯에 거의 굽다시피 했는데도 마를 생각을 않는데..ㅜ 다행히도 유이가 아쿠아 슈즈를 빌려주어 살았다. 난 왜 이리 우여곡절이 많다니.
다음날.
오랜만에 텐트가 아닌 침대에서 눈을 떴다. 위에는 승달이. 오늘은 다르에살람이다. 템보를 떠나오면서 만난 창밖의 아이들은 유난히 착한 눈을 가졌다. 정말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 처음 보는 사람들이 반갑고 신기하다는 맑은 눈. 그리고 바오밥 나무, 바오밥 나무, 바오밥 나무.. 바오밥 나무들이 많다. 땅 자체가 순한가? 또 다 쓴 후에 땅에 묻히는 친환경 가방을 만들어 쓴다는 용설란도 보인다. 그리고 아프리카 사진마다 나오는 진한 주홍빛 꽃망울을 터뜨리는 파이어트리. 이름도 어쩜. 오늘은 간만에 쨍한 볕이 반짝이다. 어젠 언제 그랬냐는 듯. 간만에 하늘도 제 얼굴빛을 찾아간다.
중간에 잠시 들른 시장. 물이랑 음료수, 파인애플, 캐슈넛을 사고 큰 배낭 쌀 비닐이랑 쪼리도 샀다. 특템은 역시 쪼리!! 1000원짜리가 꽤 쓸 만하다. 새것으로 갈아신고 다시 열심히 메뚜기를 달려 키페포(나비)해변에 도착했다. 이름만큼이나 해변은 예쁘고 인도양의 파도소리가 쏴아 들리는. 그리고 샤워장이랑 화장실도 굿이다. 이런 곳에선 텐트 칠 만하겠군, 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그나저나 JT마저 나에게 장난을 시작했다. 예뚜 식구들이야 텐트에 올 때마다 헤매는 나를 봐서 내 방향감각은 익히 알았다지만 JT까지야.. 내가 방향치라는 걸 알고 이상한 길을 두 번이나 알려줘 헤매게 만들었다. 그리고 공지사항 알릴 때에도 나한테만 제대로 들었냐고 두 번 세 번 확인을..ㅡㅡ 내가 다 드러난 거 같아 민망하다.
저녁에는 유이, 까무, 남지와 앉아 있다 여자들, 언니들 이야기를 같이 하려고 차를 마시고 있다가 맥주를 마시기로 했다. 매일 먹다시피 하는 맥주지만 언니들이랑은 또 다르니까.ㅎㅎ 카메라 충전을 맡기고 바에 갔더니 웬 와인? 유이가 쐈다는 진주만. 이름도 참. 암튼 언니들이랑 진주만을 홀짝이며 이야기를 시작하는데 사람들이 다 오고 하림도 와서 또 다시 우리들의 노래가 시작되었다. 지금까지 하림이 만든 아프리카 노래란 노래는 다 하고.. 하림 노래도 하고. 예쁜 시간이었지만 애초 의도대로 언니들이랑 오붓하게 있고 싶던 나는 자리가 살짝 불편했다. 가끔 여럿이 불편하다.
그래서 중하와 헤모에게 갔다. 중하랑 헤모랑 꿈 이야기, 만화 이야기, 좋아하는 것들 이야기.. 주절주절했더니 기분이 좀 좋아졌다. 그런데 시간이 늦어졌는데 중하랑 헤모 데리고 계속 이야기 한다고 어딘 목소리가 좀 높아졌다. 잔지바에 오면서 이것저것 귀찮게 묻기도 했는데 어른답지 못하다는 꾸중을 듣는 거 같아 마음이 불편하다. 누군가의 눈치를 보기 시작하면 여행이 또 어려워질까 두렵다. 전체를 책임지는 어딘이라 더욱. 첫인상이 제일 좋았던 어딘이 이젠 불편한 사람이 되지 않을까 걱정이다. 그리고 이런 일에 연연해하는 내가 더 싫다. 몸상태도 좋지 않다. 가지가지 하는군..ㅡㅡ"
그런데 이런 닌장...ㅠ 질퍽한 발로 텐트며 짐을 메뚜기로 나르던 중 진흙에 발이 빠져 쪼리가 고장났다. 한 발을 맨발로 다녀야 하다닛..ㅡㅡ 비에 좀 젖은 운동화는 불 피우고 난 숯에 거의 굽다시피 했는데도 마를 생각을 않는데..ㅜ 다행히도 유이가 아쿠아 슈즈를 빌려주어 살았다. 난 왜 이리 우여곡절이 많다니.
다음날.
오랜만에 텐트가 아닌 침대에서 눈을 떴다. 위에는 승달이. 오늘은 다르에살람이다. 템보를 떠나오면서 만난 창밖의 아이들은 유난히 착한 눈을 가졌다. 정말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 처음 보는 사람들이 반갑고 신기하다는 맑은 눈. 그리고 바오밥 나무, 바오밥 나무, 바오밥 나무.. 바오밥 나무들이 많다. 땅 자체가 순한가? 또 다 쓴 후에 땅에 묻히는 친환경 가방을 만들어 쓴다는 용설란도 보인다. 그리고 아프리카 사진마다 나오는 진한 주홍빛 꽃망울을 터뜨리는 파이어트리. 이름도 어쩜. 오늘은 간만에 쨍한 볕이 반짝이다. 어젠 언제 그랬냐는 듯. 간만에 하늘도 제 얼굴빛을 찾아간다.
중간에 잠시 들른 시장. 물이랑 음료수, 파인애플, 캐슈넛을 사고 큰 배낭 쌀 비닐이랑 쪼리도 샀다. 특템은 역시 쪼리!! 1000원짜리가 꽤 쓸 만하다. 새것으로 갈아신고 다시 열심히 메뚜기를 달려 키페포(나비)해변에 도착했다. 이름만큼이나 해변은 예쁘고 인도양의 파도소리가 쏴아 들리는. 그리고 샤워장이랑 화장실도 굿이다. 이런 곳에선 텐트 칠 만하겠군, 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그나저나 JT마저 나에게 장난을 시작했다. 예뚜 식구들이야 텐트에 올 때마다 헤매는 나를 봐서 내 방향감각은 익히 알았다지만 JT까지야.. 내가 방향치라는 걸 알고 이상한 길을 두 번이나 알려줘 헤매게 만들었다. 그리고 공지사항 알릴 때에도 나한테만 제대로 들었냐고 두 번 세 번 확인을..ㅡㅡ 내가 다 드러난 거 같아 민망하다.
저녁에는 유이, 까무, 남지와 앉아 있다 여자들, 언니들 이야기를 같이 하려고 차를 마시고 있다가 맥주를 마시기로 했다. 매일 먹다시피 하는 맥주지만 언니들이랑은 또 다르니까.ㅎㅎ 카메라 충전을 맡기고 바에 갔더니 웬 와인? 유이가 쐈다는 진주만. 이름도 참. 암튼 언니들이랑 진주만을 홀짝이며 이야기를 시작하는데 사람들이 다 오고 하림도 와서 또 다시 우리들의 노래가 시작되었다. 지금까지 하림이 만든 아프리카 노래란 노래는 다 하고.. 하림 노래도 하고. 예쁜 시간이었지만 애초 의도대로 언니들이랑 오붓하게 있고 싶던 나는 자리가 살짝 불편했다. 가끔 여럿이 불편하다.
그래서 중하와 헤모에게 갔다. 중하랑 헤모랑 꿈 이야기, 만화 이야기, 좋아하는 것들 이야기.. 주절주절했더니 기분이 좀 좋아졌다. 그런데 시간이 늦어졌는데 중하랑 헤모 데리고 계속 이야기 한다고 어딘 목소리가 좀 높아졌다. 잔지바에 오면서 이것저것 귀찮게 묻기도 했는데 어른답지 못하다는 꾸중을 듣는 거 같아 마음이 불편하다. 누군가의 눈치를 보기 시작하면 여행이 또 어려워질까 두렵다. 전체를 책임지는 어딘이라 더욱. 첫인상이 제일 좋았던 어딘이 이젠 불편한 사람이 되지 않을까 걱정이다. 그리고 이런 일에 연연해하는 내가 더 싫다. 몸상태도 좋지 않다. 가지가지 하는군..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