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콜릿 언더그라운드가 끝났다. 어쨌든 우여곡절 속에 끝이 났다. 내가 제안했던 작품이라 나름은 더 애착이 갔었고, 그런데도 여름방학 내내 맘을 확 쏟지 못해서 미안했고, 가장 고생했던 사람 중 하나인 선혜영언니가 떠나가게 돼서 안타깝다. 
  캐스트를 하면서도 욕심을 안 냈고, 대본을 쓰고 사람들을 밀어주면서 즐거워지려 했는데 어느 순간들엔 옹졸해지고 내 스스로 자꾸 작아지지 않았나 싶다. 그렇게 올린 공연이 사람들을 웃게 하고, 초콜릿을 먹고 싶게 만들었다는 게 기쁘다.
  한동안 자꾸 무대에 서는 게 두려워지지 않나, 내가 무대에 서는 것보다 사람들을 더 좋아하는 게 아닌가, 무대에 서서 나를 감추지는 않는가, 이게 내가 정말 좋아서 하는 건가 걱정되고 의심이 갔었는데 내가 잘 했다고 응원해주고 믿어주는 사람들을 보면서 다시 용기를 얻는다. 그리고, 다시 무대를 꿈꾼다. 더욱이, 함께 꿈꾸게 돼서 좋다. 꿈틀도 그 꿈이, 마음이 더 커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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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비단구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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