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는 영화다/연극이 끝나고 난 뒤'에 해당되는 글 5건

  1. 2010.02.27 뮤지컬 스프링 어웨이크닝(2009.12.12) by 비단구두
  2. 2010.02.27 환상동화(2009.12.03) by 비단구두
  3. 2009.12.26 휴먼코메디(2009.10.28) by 비단구두
  4. 2009.12.26 노래하듯이 햄릿(2009.10.22) by 비단구두
  5. 2009.07.31 플라자 스위트(2009.07.10) - 씨디아트홀 by 비단구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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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프링 어웨이크닝 ★★★★☆ - 혼자서

  2006년 5월 오프 브로드웨이에 첫 선을 보인 <스프링 어웨이크닝>은 브로드웨이의 주요 관객층인 중년들뿐만 아니라 젊은 관객층의 환호를 이끌어낸 특별한 작품이다. 이 작품은 같은 해 12월 브로드웨이에 입성해 다음해 토니상에서 11개 부문에 노미네이션되어 작품상을 비롯한 음악상, 안무상, 극본상 등 주요 8개 부문을 휩쓸며 대단한 반향을 일으켰다.
  국내 제작사 간의 뜨거운 공연권 확보 전쟁으로 이미 공연 전부터 화제가 되었던 이 작품이 드디어 한국 무대에 오른다. <스프링 어웨이크닝>은 19세기말 독일 표현주의 작가인 프랑크 베데킨트의 동명의 희곡을 원작으로 한다. 시민사회의 본능을 억압하는 교육 속에서 희생되어야 했던 젊은이들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이 작품은 1891년 완성되었지만 청소년들의 성문제를 다루고 있어 곧바로 공연되지 못하고 1906년 막스 라인하르트에 의해 무대에 올려졌다. 작가의 주관적인 판단을 중요하게 여기는 표현주의 작품인 만큼 무대는 비사실적이고 장면 이동도 많았다.
  당대의 주류였던 시민사회를 비판하고 자유로운 사고를 주장한 이 작품은 110여 년이 지나 뮤지컬로 만들어지면서도 기본적인 정신은 그대로 유지한다. 억압된 교육 속에서 반항하고 열정을 불태우지만 결국은 파멸하고 마는 젊은이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지적이고 기성 사회에 반항할 줄 아는 멜키어는 벤들라를 임신시키고 감화원으로 쫓겨간다. 제대로된 성교육을 받지 못한 순진한 벤들라는 어머니의 비유적인 말을 제대로 알아듣지 못하고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임신을 하게 된다. 그녀는 허름한 병원에서 낙태 수술을 받다가 목숨을 잃게 된다. 모리츠는 시험에서 낙제하자 부모님을 실망시킬 것이 두려워 자살을 한다. 이 세 젊은이는 시민사회가 지나치게 개인의 욕망을 억압하고 규제하려는 체계 속에서 불행을 맡게 된다.
  던컨 쉬크의 록 음악은 억압 속에 갇힌 젊은이들의 분노를 폭발할 듯한 절규로 담아낸다. <스프링 어웨이크닝>에서 던컨 쉬크의 음악은 그 어떤 뮤지컬에서보다 동시대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뮤지컬이라는 장르에 크게 구애를 받지 않고 만든 곡들이고 배우들 역시 마치 콘서트 하듯 주머니에서 마이크를 꺼내 노래를 한다. 이것이 가능했던 것은 원작이 가지고 있는 표현주의적인 정서 때문이다. 작품은 현실과 환상을 넘나들며 환상 장면에서는 젊은이들의 자유롭고 싶은 욕망을 분출한다. 빌 T. 존스의 몸부림에 가까운 독창적이고도 감각적인 안무는 이러한 청소년들의 상황을 몸의 언어로 보여준다.
  한국 초연에서 지적이고 도전적인 성격의 멜키어 역에는 최근 가장 두각을 보이고 있는 김무열이, 성적인 호기심으로 가득하면서 불안한 감성을 지닌 모리츠는 조정석이 맡았다. 그리고 성에 대한 제대로된 이해가 없어서 결국 임신을 하고 죽음을 맞게 되는 벤들라는 신예 김유영이 캐스팅되었다. 이외에도 육동욱, 윤석원, 김동현 등 젊은 배우들과 성인남자 역과 성인여자 역에 송영창, 이미라가 캐스팅 되어 무게감을 잡아준다. 송영창은 교사, 아버지, 신부 등 다양한 역할로 변신하면서 기성세대의 억압된 질서를 상징적으로 보여줄 것이다. 이미라 역시 교사, 어머니 등 성인 여자 역을 도맡으며 청소년들에게 제대로된 교육을 전수하지 못하는 기성세대의 입장을 대변할 것이다.

                                                                                 - 출처 : http://www.themusica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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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프리카 여행학교 가는 길에 괜찮은 작품 하나 꼭 봐야겠다고 맘 먹고 본 작품.
  예전 전교연 대본모둠에서 우리가 함께 고민했던 작품이라 그렇지 않아도 애착이 가던 차에 이미 보고 온 선진언니가 강추하기까지. 직접 내 눈으로 보고 싶었던 작품을 보게 되어 기뻤다. 역시나 실망시키지 않았고. 
  19세기 독일에서 청교도적인 사회분위기를 비판하고자 쓰여진 이 작품이 개인의 자유, 욕망을 드러내자는 메시지를 담고 있었기 때문에 한참이나 공연이 불가했다고 하는데 게다가 우리가 대본으로 읽었을 때에도 상징이 많고 강한 표현들이 많아 소화가 어려웠다. 그래서 우리도 직접적으로 표현하지 않고 몸짓으로 형상화해서 무대에 올렸었다.
  뮤지컬로 만나게 된 스프링 어웨이크닝은 반항아적인 느낌이 잘 살아나는 멜키어 주원의 연기도 좋았고, 신인으로서는 어려운 선택이었을 듯한 당당한 눈빛의 벤들라 김유영도 느낌이 있었다. 그리고 가장 소심한 희생양 모리츠 조정석은 열정적인 느낌이 좋았고 송영창 아저씨는 자유자재로 배역과 감정을 바꾸어가며 무대를 안정적으로 받쳐주는 게 놀라웠다.
  그리고 음악들.. 록음악을 결합해서 스프링어웨이크닝의 저항성을 멋지게 살렸다. OST를 사고 싶은 충동이 일었으나 1층 맨 앞자리를 끊은 호사를 누렸기 때문에 참았다.ㅜ 무대도 환상. 사진으로 찍어오고 싶었지만 제제를 당해서 그만. 암튼 다시 봐도 좋을 공연.

     
   
Posted by 비단구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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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환상동화 - 선혜영 언니랑 ★★★★
  
 
환상동화는 세명의 이야기꾼 즉, 사랑, 전쟁, 예술광대 그리고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 소리를 잃어버린 피아노 치는 남자와 눈을 잃어버린 춤추는 여인을 중심으로 환상과 현실을 사이에서 벌어지는 판타스틱 러브스토리. 환상동화는 전쟁과도 같은 차가운 현실 속에 살아가는 우리에게 예술과 사랑 그리고 마음을 움직이는 하나의 작은 이야기가 삶을 변화 시킬수 있다고 나지막이 이야기를 건넨다. 사랑스런 세명의 광대가 펼치는 이야기에 귀 기울이다 보면 어느덧 박동이 미미하게 느껴졌던 나의 심장도 쿵쾅쿵쾅 움직일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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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니랑 벼르고 별러서 본 연극. 겨울에 어울리는 따뜻한 작품이라고 해서 고르게 된.
  이야기꾼이 끌어가다 극 속으로 자연스레 흘러들어가는 형식도 괜찮았고, 사랑과 전쟁과 예술을 축으로 해서 이끄는 이야기꾼이 변할 때마다 극의 성격이 변하는 시도도 재미있었다. 그리고 개구진 이야기꾼과 달리 조금은 정극처럼 깎아놓은 듯한 피아노 남자 '한스'와 무용수 '마리'의 피아노와 몸짓이 어우러지는 것도 멋졌다. 그리고 코러스 활용 뿐아니라 소품을 활용한 연극놀이적인 기법들이 재치있게 들어간 장면장면도 굿. 
  동화와 음악극과 몸짓이 만난 환상동화. 아기자기하면서도 격정적인 이야기도, 배우들의 입담과 소박하면서 아름다운 연기도 괜찮았던 작품이다. 겨울이 되면 가끔 생각날 듯한.

 
Posted by 비단구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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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휴먼코메디 ★★★★☆ - 범다영이랑

  가족 / 냉면 / 추적
  빨간코 하나만으로 즐겁고 유쾌한 분위기, 서로의 움직임과 리듬을 잘 찾아가는 호흡, 자연스러운 마임이 참 보기 좋았던 작품. 그리고 여섯 배우들의 무한 변신과 순발력, 옴니버스 형식이면서도 사진찍기 같은 유연한 무대전환이 돋보였던 극이다. 어수룩한 컨셉으로 시작해서 완벽한 무대를 보여준 웃음을 주면서도 뭔가를 생각하게 하는 꽤 괜찮은 작품.

Posted by 비단구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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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래하듯이 햄릿 ★★★★★ - 안성희랑

  햄릿을 노래극으로, 코러스극으로, 인형과 탈을 활용한 놀라운 소품극으로, 삶과 죽음의 의미를 조명한 극으로 만들어낼 수 있다니.
  처음엔 공연 시작 20분 전부터 무대 밖에 분장까지 다 하고 서 있는 배우들이 신기했고, 그래서 단역이거나 무대 소개를 하는 도우미려니 했는데, 그 사람들이 바리데기처럼 햄릿을 죽음의 세계로 인도하는 사자들이고, 극을 끌어가는 주인공이라는 게 놀라웠다. 그 사자들이 햄릿의 일기장을 펴들고, 다시 조그마한 탈 하나를 들고 춤을 추고 움직이며 햄릿이 되고, 햄릿의 어머니가 되고, 숙부가 되고, 오필리어가 되고 1인 4역까지 해내는 것을 보곤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다.
  자유자재로 극 속으로 뛰어들어 격정적인 감정을 노래했다가, 이 인물 저 인물 사이를 넘나들고, 탈 하나에 온 감정을 실어내고, 멋진 몸짓에 노래로 관객을 휘어잡았다가 다시 슬그머니 관객과 농담따먹기를 하는 편안한 광대로 돌아가는 그들이 진정한 광대요 배우라고 생각됐다. 그리고 부러웠다. 나도 한 번만 그렇게 자유롭게 새롭게 즐겁게 무대 위에서 놀아봤으면 좋겠다.

  햄릿의 유쾌하고 극적이고 삶과 죽음을 넘나드는 역설적이고 현대적인 재발견, 멋졌다. 뛰다!


 
Posted by 비단구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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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자 스위트(꿈틀 식구들이랑) ★★★☆

닐 사이먼 원작 / 극단 청춘 공연

제1부 잠깐 들른 손님
 40대 중반의 카렌은 스물네번째 결혼기념일에 남편 샘을 플라자호텔에 초대한다.
플라자 호텔에서 결혼 첫날밤을 보냈던 카렌은 남편의 관심과 사랑을 받고 싶어하지만 이미 샘은 직장 여직원인 진 맥코맥과 열애중. 그 사실을 남편에게 직접 듣게 되는 카렌은 결혼 기념일 밤을 혼자 플라자 호텔 스위트 룸에서 보내게 되는데...

 제2부 헐리우드에서 온 손님
 헐리우드의 유명한 프로듀서가 되어 돌아온 제스는 17년만에 자신의 첫 사랑 뮤릴을 플라자 호텔에 초대한다. 제스와 뮤릴은 호텔방에서 17년간 살아온 자신들의 이야기를 털어놓으며 다시 사랑의 감정을 느기게 되는데...

 제3부 결혼식 손님
 하나밖에 없는 딸의 결혼식날 노마는 급하게 남편을 찾는다. 결혼식 2분전까지 딸 밈시는 화장실에서 나오려고 하지도 않고 울고만 있는데... 밈시는 화장실에서 나오게 하는 방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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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자 호텔. 실제로는 뉴욕에 있는 엄청난 규모의 호텔이란다. 많은 정계의 인사들이 거쳐간 뉴욕의 최고급 호텔. 극 중에서도 플라자 호텔은 일상이 아닌, 살면서 단 한 번 있을까 말까한 일들을 선사한다.

1부 <잠깐 들른 손님>에서는 중년 부부의 사랑을 이야기한다. 회사일에만 몰두하는 아내에 대한 사랑은 식어버린 남편과 그런 남편의 사랑을 되돌리려는 아내의 이야기다. 자신의 젊음을 찾고자 젊은 여자와 사랑에 빠진 남편의 모습도, 자신의 삶과 가정을 지키기 위해 그런 남편을 놓아주지 않으려는 아내의 모습도 안타까운 이야기였다. 남편 역을 맡은 배우의 연기가 일상을 그대로 드러내는 것 같아서 놀라웠던.

2부 <헐리우드에서 온 손님>은 무거웠던 1부와 달리 유쾌한 이야기였다. 첫사랑을 만난다는 설정도 설레지만, 사실 극을 이끌었던 두 배우가 너무나 큰 웃음을 주었다. 뮤릴역을 맡은 배우는 너무나 천연덕스럽고 과장된 느낌의 촌스럽고 수줍은 듯하면서도 강렬한 애정을 원하는 설정으로 훌륭한 연기를 보여주었다. 그리고, 남자 주인공인 제스역을 맡은 배우는.. 너무나 고등학생 같아 보였는데, 강한 아마추어적인 연기와 발음으로 손발을 오그라들게 만드는 느끼함을 던져주어 우리를 키득거리게 했다. 암튼, 아주 유쾌했던 작품.

3부 <결혼식 손님>에서는 딸인 밈시가 극이 거의 끝나가도록 화장실에만 틀어박혀 나오지 않아서 관객들마저 답답하게 만들었던 극이었다. 연출을 맡은 오설균씨가 아버지 역을, 그리고 나이 차이가 엄청 나는 어린 여배우가 어머니 역을 맡았는데 놀랍게도 어머니 역할을 훌륭히 소화해서 극을 빛나게 했다.

전문 극단의 극이라 발성이나 무대를 활용하는 면에서 확실히 뛰어났는데, 우리도 역량을 키워야겠단 생각이. 그리고 개인적으로 <헐리우드에서 온 손님>의 뮤릴 역이 해보고 싶었던.^^
Posted by 비단구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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