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 나는!

* '1만 시간의 남미'를 읽고 떠나고 싶은 충동에, 그리운 뜨거운 햇살에 목이 메였으며 / 몇 개월만에 아이라이너에 마스카라에 섀도우까지 나름 진한 눈화장을 했고 / 섹시해 보인다는 말을 들었으며 ㅋ / 선혜영언니를 만나 오랜만에 수다를 떨었다 / 가로등에 젖은, 가을빛으로 물든 전대를 언니와 함께 그리고 혼자서 산책했고 / 정말 오랜만에 블로그에 글을 남긴다

* 내 디카가 학교책상 서랍에서 사라진 사실을 받아들이기 시작했고 / 제 2의 짜장짬뽕으로 쿨하고 싶은 머릿속이 또 잠깐 복잡했으며 / 허한 가을 바람에 인터넷쇼핑을 질러댔다


  가을이다. 내가 사랑하는 계절인데도 자꾸만 마음 한구석이 허기지고 습해지고 차가워지는. 아침엔 파란하늘이 반가워 횡단보도를 건너다가도 멈춰서고 싶어지다가도, 나도 모르게 핑 하고 눈물이 돌 것만 같은. 그런 가을. 이래서 가을엔 사랑을 해야 한다. 그런데, 나라는 년은 참.. 쉽지가 않다. 
  시험공부하는 아이들 틈에서 '1만 시간의 남미'를 읽으면서 혼자 남미의 어느 거리를 걷는 상상을 했다. 그 따뜻하다 못해 뜨거운 햇살에 나를 좀 말렸으면. 그래서 마음껏 광합성을 해서 행복에너지를 팍팍 채우고, 내 젖은 마음을 보송보송하게 건조시켰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모르는 사람들 사이에서 오롯한 나를 느끼고 사랑하게 되었으면. 아, 여행이 가고 싶다. 태양의 대륙 남미로.   


Posted by 비단구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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