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매의 집 - 혼자서 ★★★★
연출의도 : 알지 못함’ 에서 오는 불안과 두려움을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세상에 비하면 인간의식은 정말 초라하고 나약하고 비좁은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촬영의도 : 현실속의 비현실적 이미지를 담아내려 했습니다. 어디가 이상하다, 라고 분명히 집어낼 수는 없지만 무언가 기괴한 느낌이 조금씩 드러나길 바랬습니다.
제작의도 : 흥미와 긴장 뒤에 오는 생각할 꺼리를 던져 주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습니다.
영화제 소개글. 비좁고 초라한 반지하에 부모 없는 오누이가 스스로 갇혀 지낸다. 아버지가 돌아오길 기다리며 같은 일상을 반복하는 그들의 집에 어느 날 누군가가 침입한다. 5분만 있다가 나간다던 그는 일행인 듯 보이는 괴한 둘을 집으로 들이며 이런저런 핑계들을 늘어놓기 시작하는데…. 스스로 고립된 인간의 의식과 그 안의 도덕적 신념이 얼마나 볼품없는지를 우화적으로 표현하는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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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지 않은 영화. 뭔가? 싶지만.. 이미지나 인물들이 잊히지 않는 강한 인상의 작품.
아무도 문을 열어주지 말라는 전화만 남기고 집 밖으로 나간 아빠, 그리고 반지하 방을 지키고 있는 남매. 바깥에는 현장감독이라는 사람이 집 근처를 돌아다니는 것이 곧 철거될 동네의 분위기를 띤다. 그러니까 집은 남매가 굳게 문을 지키고 자신들을 방어하기 위해 닫혀져 있는 것이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아이들 스스로가 세상과 단절을 하고 있는 느낌이 든다.
이런 상황에 누군가 급박하게 문을 두드린다. 처음엔 자장면 배달이라고 했다가 문을 열지 않자 그럼 다른 집인가보다 라며 물 한 잔만 달라고 애원한다. 오빠의 만류에도 착한 여동생은 문을 열어주고 들어온 남자는 폭력을 행사하더니 이상한 친구 둘도 데리고 들어온다. 그 중 하나는 심지어 여동생을 성추행하려는 이상한 행동마저 서슴지 않는다. 그리고 다른 남자는 새장의 새가 시끄럽다며 도끼로 내리쳐 죽인다.
여동생을 데리고 집을 남자들이 집을 나간 뒤 얼마 있다 여동생이 아무렇지 않은 표정으로 집으로 들어와 차에 탈 자리가 없다고 가라고 했다는 말을 하고, 남자들의 말처럼 앵무새는 다시 살아나 새장에서 떠들어댄다.
누구나 겪어보았을 집에 부모님이 계시지 않았을 때 무서웠던 기억, 어릴 적 보았던 동화에도 많이 나오는 "나 나쁜 사람 아니야"라며 들어오는 외부인. 그리고 누군가가 다치거나 죽고.. 항상 결말은 모두가 다시 살아나는 이야기로 끝났던 그런 환상과도 맞닿아 있는 작품이다. 뭘 어렵게 해석하려 들지 말고 그냥 별 생각 없이 보면 될 것 같은, 그러나 무의식을 건드리는 듯한 신비로운 작품. 공포와 일상과 장난을 아무렇지 않게 드나드는.

산책가 ★★★☆ - 혼자서
시각장애인인 영광이는 병원에 누워있는 누나를 산책시켜주기 위해 손으로 만질 수 있는 지도를 만든다. 누나는 눈을 감고서 영광이의 손을 잡고 영광이가 만든 촉지도 위를 더듬으면서 가상의 산책을 떠난다.
연출의도 : 시각장애를 장애요소가 아니라 하나의 감수성으로 인정한다면 그것은 새로운 예술적 가능성의 영역이 될 수 있습니다. 또한 눈이 보이는 사람들에게는 ‘시각’이 오히려 장애요소로 작용하여서 다른 감각들을 통해 세상을 느끼는 법을 잊어가게 만들고 있기도 합니다. 이 작품이 시각장애인과 정안인이 따뜻하게 손을 맞잡고 함께 걸을 수 있는 길을 찾는 데에 작은 보탬이 되리라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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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과 따뜻한 색감이 아름다웠던 영화. 시각장애인의 눈으로 바라보는 세상을 간접적으로 느끼게 해 준 신기한 작품. 영화관에서 스크린으로, 눈으로 보는데도 영광이의 손으로 보게 되는. 누나에게 다정하게 이야기하는 영광이의 목소리와 예쁜 누나의 목소리가 어우러지는 대화와 꿈 같은 색감이 아름다운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