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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션 ★★★★★ - 김미경 선생님이랑

{이 영화는 1750년 아르헨티나, 파라과이와 브라질 국경 지역에서 일어난 역사적 실화이다.}

 {교황님의 영토 끝에서 발생한 문제는 해결됐습니다, 인디언들은 다시 스페인과 포르투갈인의 노예가 될 겁니다. 시작이 맘에 안 드는군, 다시 고치게. 교황님, 1758년, 지금 저는 남미 대륙에서 편지를 쓰고 있습니다. 여긴 남미 라플라타의 앙상센이란 마을인데, 산 미겔 선교회에서 도보로 2주 걸립니다. 이 선교회는 개척민들로부터 인디언을 보호하려 했으나, 오히려 반감을 사고 있습니다. 이곳 인디언들은 음악적 재능이 풍부하여, 로마에서 연주되는 바이올린도 그들이 만든 것이 많습니다. 이곳으로 파견된 예수교 신부들은 인디언들에게 복음을 전하려 했지만, 오히려 순교를 당하게 됐습니다.}

 1750년, 스페인과 포루투갈은 남미 오지에 있는 그들의 영토 경계 문제로 합의를 보았으나 유럽 한구석의 탁자 위에서 그은 선이 얼마나 끔찍한 사태를 불러 일으킬 지 아무도 관심이 없었다. 그곳에서 선교활동을 하던 제수이트 신부들은 과라니족을 감화시켜 근대적인 마을로 발전시키고 교회를 세우는데 성공한다. 악랄한 노예상이었던 멘도자(Mendoza: 로버트 드니로 분)는 가브리엘 신부(Gabriel: 제레미 아이언스 분)의 권유로 신부가 되어 헌신적으로 개화에 힘쓰고 있었다. 새로운 영토 분계선에 따라 과라니족의 마을은 무신론의 포루투갈 식민지로 편입되고, 불응하는 과라니족과 일부 신부들을 설득하려는 추기경이 파견되지만 결과는 포루투갈 군대와 맞서 싸운 과라니족의 전멸로 끝난다.

 {그리하여... 신부들은 죽고, 저만 살아 남았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죽은 건 나고, 산 자는 그들입니다. 그것은 언제나 그렇듯 죽은 자의 정신은 산 자의 기억 속에 남아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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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기억에 오래 남을 종교영화. 나는 종교가 없다. 신을 믿기보다는 인간을 믿는다. 성직자의 길을 택하는 사람들이 존경스럽기는 하지만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그래서인지 종교영화도 그닥 좋아하지 않는다. 종교의 신성성에 대해 딴지를 거는, <포도나무를 베어라>나 <박쥐> 같은 영화라면 모를까.

그런데, 이 영화 속에 등장하는 선량한 인디오를 지키기 위해 종교라는 방법을 택한 가브리엘 신부와 동생을 죽인 죄책감에 어쩔 수 없이 성직자의 길을 걷게 된 로드리고의 만남, 로드리고를 변화시킨 성경의 구절들, 그리고 현실과는 거리가 먼 이념도 정치도 물질도 없지만 정신만은 풍요로운 가브리엘의 말처럼 영적인 과라니족의 순수함은 정말로 환상적인 화음을 이룬다. 엔니오 모리꼬네의 음악과 함께.
거기다 광주극장의 큰 스크린으로 만난 세계최대라는 이구아수 폭포의 아름다움. 이구아수의 암벽을 거슬러 올랐을 로버트 드 니로와 제레미 아이언스, 그리고 카메라 앵글로 장관을 담아낸 촬영팀의 용기가 존경스러웠다.

어쩌면 가톨릭이라는 종교로 과라니족을 만나려 했던 가브리엘 또한 그들의 문화를 그대로 인정하지 않은 것은 아니었을까. 스페인에서 만난 이슬람 사원들도 십자군 전쟁 때 아라비아의 문화를 없애려고 회벽돌로 칠해버린 가톨릭이었는데, 가톨릭이 좀 더 너그러운 종교였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 영화 속 가브리엘 신부만큼만.
  

Posted by 비단구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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