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제 오늘 나는

* 부천 판타스틱 영화제를 위해 부천을 갔고 / 해평샘과 다섯 편의 멋진 영화를 보았으며 / 해물이 푸짐한 짬뽕과 깔끔한 새우마리를 먹고 / 얼음맥주와 찜질방을 즐겼고 / 진경샘을 만나 '이끼'로 부천을 마무리했다 / 원고료 10만원이 추가로 들어왔다.

* 부천까지 가서 보형이와 이야기도 나누지 못하고 얼굴만 보고 와 아쉽다.


  이번엔 마무리까지 완벽했다. 돌아오는 버스에서 최현정 샘 때문에 에콰도르와 남미를 떠올리다 갑작스레 스페인어를 꺼내 들었다. 한동안 굳었던 귀와 혀가 열리는 느낌이 좋았다. 그러면서 두 시간 정도를 자지 않고 새벽을 달린 것 같다. 집에 오는 택시 안에서 멈춘 스페인어에 이어, 여름밤 어울리는 '9와 숫자들'의 노래를 들으며 집앞에 내렸다. 마치 내가 영화 속 주인공이 된 듯한 기분이다. 좁고 따뜻한 우리 동네 골목길에서 가로등은 밝고, 바람은 시원하고, 9와 숫자들은 배경으로 깔리고.. 이런 속에서라면 금방이라도 사랑을 시작할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환상적인 밤. 오늘은 꿈도 예쁠 것 같다. 여름밤, 풀벌레 소리처럼. 은은한 달빛처럼.

Posted by 비단구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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