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는 영화다'에 해당되는 글 58건

  1. 2010.07.21 러브 아즈 깔(2010.07.19) by 비단구두
  2. 2010.07.19 럭키 넘버 슬레븐(2010.07.18) by 비단구두
  3. 2010.07.04 2010.07.01 맨발의 꿈 by 비단구두
  4. 2010.06.20 2010.06.13. 방자전 by 비단구두
  5. 2010.06.20 2010.06.20 시 by 비단구두
  6. 2010.02.27 뮤지컬 스프링 어웨이크닝(2009.12.12) by 비단구두
  7. 2010.02.27 환상동화(2009.12.03) by 비단구두
  8. 2010.02.27 어떤 방문(2009.11.28) by 비단구두
  9. 2010.02.27 나는 행복합니다(2009.11.27) by 비단구두 1
  10. 2010.02.26 단편 남매의 집 & 산책가(2009.11.27) by 비단구두

러브 아즈 깔
감독 임티아즈 알리 (2009 / 인도)
출연 세프 알리 칸,디피카 파두코네
상세보기


  러브 아즈 깔 ★★★★ - 부천 판타스틱 영화제에서 해평샘이랑

  힌디어로 '사랑 현재, 그리고 과거'라는 제목의 영화다. 유쾌하고 신나는 데다 발리우드 특유의 노래와 춤이 어우러진. 사랑이라는 것은 절대 변하지 않는다는 진부한 이야기를 전하고 있는 영화이긴 하지만, 배우들의 연기와 영화 곳곳에 담긴 인도의 거리 풍경이 예쁘게 담긴 영화였다. 무엇보다 여주인공 디피카의 미모가 남녀할 것 없이 관객들을 사로잡아 버렸고. ㅎ

  신분의 벽을 뛰어 넘어 사랑을 이룬 과거의 연인 하를린과 비르, 그리고 사랑보다 자기의 삶이 더 중요하다고 믿는 미라와 제이. 둘은 소울 메이트라는 것을 알면서도 그냥 쿨하게 서로를 놓아준다. 미라가 다른 사람과 결혼하기 전에 둘이 깨닫는 이야기로 갔거나, 제이가 샌프란시스코의 골든 게이트를 맡는 인생 최대의 목표를 이룬 뒤에 갑작스런 소매치기로 미라를 깨닫는 설정이 아니었다면 현대의 사랑 역시 진부해졌을지 모르나, 그래도 나름 긴장을 잃지 않았던 영화라 맘에 든다. 뻔할 수도 있는, 그러나 너무 유쾌하게 풀어간 발리우드식의 사랑 이야기. 러브 아즈 깔.

  

'영화는 영화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미스터, 노바디(2010.07.19)  (0) 2010.07.21
바론 클럽(2010.07.19)  (0) 2010.07.21
럭키 넘버 슬레븐(2010.07.18)  (0) 2010.07.19
2010.07.01 맨발의 꿈  (0) 2010.07.04
2010.06.13. 방자전  (0) 2010.06.20
Posted by 비단구두
l
럭키 넘버 슬레븐
감독 폴 맥기건 (2006 / 미국,독일)
출연 조쉬 하트넷,브루스 윌리스,루시 리우,모건 프리먼,벤 킹슬리
상세보기

  럭키 넘버 슬레븐 - 범지은이, 범다영이랑 집에서 LG티비로 ★★★★★

  얼마 전부터 눈독 들였던 영화다. 영화 티비에서 슬쩍슬쩍 보여주는 짧은 장면 중에 조쉬하트넷이 등장하는 괜찮은 영화가 있어 개봉을 기다렸더니, 웬걸 이미 2006년에 만들어진 영화였다. 그리고 감사하게도 LG티비에서 무료로 볼 수 있는..ㅋㅋ

  그래서 오늘 집에서 범지은이, 범다영이랑 날날이 앉아 영화를 봤다. 처음부터 피가 튀기고 잠시도 눈을 뗄 수 없게 만드는. 피에, 갱에, 경마에, 섹스에.. 그러나, 전혀 야하지는 않은, 오히려 잘 짜여진 추리소설을 보는 듯한 놀라운 영화였다. 게다가 카메라에 미쟝센까지 괜찮은. 역시, 조쉬 하트넷은 작품 선정을 참 잘 한다. ㅋㅋ 그리고 브루스 아저씨의 진지하고 무게있는 모습이 아주 인상적인 영화였다. 모건 프리먼의 보스역도, 루시 리우의 생기있고 귀여우면서 지적인 매력도 다 좋았다.

  반전을 보여주면서도 아주 급박하게 몰아가지는 않는, 영화에 나오는 체스 장면처럼 관객을 상대로 차분한 두뇌싸움을 하는 느낌의 영화다. 이런 스릴러적인 영화를 그닥 좋아하지 않는 내가 이렇게 호평을 늘어놓을만큼 매력적인. 그리고, 갱과 스릴러를 겸비한 영화이면서도 사랑의 감정을 함께 부드럽게 풀어낼 수 있다는 것도 신선했다. 더욱이 끝을 진부한 사랑이야기로 끝내지 않고 원래의 흐름에 맞게 슬레븐과 굿캣의 만남으로 끝을 내는 것이. 상업적인 틀에 어딘지 철학적인 매력을 담은 영화. 럭키 넘버 슬레븐.


'영화는 영화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바론 클럽(2010.07.19)  (0) 2010.07.21
러브 아즈 깔(2010.07.19)  (0) 2010.07.21
2010.07.01 맨발의 꿈  (0) 2010.07.04
2010.06.13. 방자전  (0) 2010.06.20
2010.06.20 시  (0) 2010.06.20
Posted by 비단구두
l

맨발의 꿈
감독 김태균 (2010 / 한국)
출연 박희순,고창석
상세보기

 맨발의 꿈 ★★★★☆ - 혼자서

 내가 좋아하는 배우 박희순이 나오는 영화라는 것만으로 충분히 볼 가치는 있었지만, 그보담도 내가 여행을 갔던 인도네시아에서 독립한 동티모르의 청소년 축구팀에 관한 이야기라 더 끌렸던 영화.
 랑순랑순, 띠다 아빠아빠, 멍어르띠! 등 그리운 언어들이 나오는. 그리고 동서로 갈라져서 독립을 한 이후에도 민족끼리 총을 겨누고 그 가운데서 살아가야 하는 순수한 사람들, 아이들의 이야기라 더 좋았다.
  맨발로 축구를 하기 위해 하루에 겨우 벌어온 1달러를 축구화 값으로 냈던, 그렇지만 축구를 할 시간에 가족의 생계를 함께 짊어져야 하는 아이들에게 축구는 허상일지 모르지만, 삶의 의미를 주고 기어이 히로시마 원정경기에서 우승이라는 엄청난 꿈을 이루게 만드는 힘이기도 했다.

  지금, 88만원 세대며 신용불량자로 힘겹게 하루를 사는 주인공 김원광과 같은 사람들에게, 끝까지 누군가를 믿고 진심으로 가는 것이 세상을 바꿀 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준 영화이자, 실화이기도 하다. 멋지다. 이런 이야기가 실제로 존재한다는 것이.

'영화는 영화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러브 아즈 깔(2010.07.19)  (0) 2010.07.21
럭키 넘버 슬레븐(2010.07.18)  (0) 2010.07.19
2010.06.13. 방자전  (0) 2010.06.20
2010.06.20 시  (0) 2010.06.20
어떤 방문(2009.11.28)  (0) 2010.02.27
Posted by 비단구두
l
방자전
감독 김대우 (2010 / 한국)
출연 김주혁,류승범,조여정
상세보기

  방자전 ★★★★ - 전교연 모임 끝나고 광주 내려와, 혼자 터미널 CGV에서^^

 
김대우 감독의 작품이라 끌렸던 영화다. 성을 이야기하면서도 이야기의 맥을 놓지 않고, 아름다운 색과 앵글로 잡아내는 그가 좋다. 정사, 스캔들, 음란서생에 방자전까지.

  그리고, 남원 춘향제 쪽의 항의를 받았을만큼 새로운 시각의 춘향전을 만들어낸 게 좋았다. 이몽룡전도 아니고, 월매전도 아니고, 방자전이라니.ㅎ

  김주혁과 조여정의 호흡과 이몽룡의 틀을 깬 류승범의 연기, 그리고 무엇보다 배꼽잡게 만들었던 신인배우 송새벽의 변학도 연기는 대단했다. 마노인 역의 오달수 아저씨도.ㅋ

  춘향과 방자, 몽룡을 둘러싼 사랑보다 사람에 대한 욕망과 신분 상승에 대한 욕망의 구도로 이끌어낸 시선이 멋졌다. 그리고 방자가 춘향의 못다 이룬 꿈에 대한 보상으로 춘향전이라는 소설을 쓰게끔 했다는 설정도 재미있었다.

  고전을 그대로 그리는 것도 어려운데 새로이 숨어있는 이야기를 만들어 패러디한 그의 상상력에 박수를 보낸다. 그리고, 현대에도 생생하게 살아 숨쉴 수 있는 호흡을 가진 춘향전에게도. 짝짝짝. 



'영화는 영화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럭키 넘버 슬레븐(2010.07.18)  (0) 2010.07.19
2010.07.01 맨발의 꿈  (0) 2010.07.04
2010.06.20 시  (0) 2010.06.20
어떤 방문(2009.11.28)  (0) 2010.02.27
나는 행복합니다(2009.11.27)  (1) 2010.02.27
Posted by 비단구두
l

2010.06.20 시

영화는 영화다 2010. 6. 20. 20:43

감독 이창동 (2010 / 한국)
출연 윤정희
상세보기

  시 ★★★★☆ - 김미경 선생님과

  나도 시를 좋아한다. 시는 마음에 위로를 준다. 외로운 날, 힘든 날, 마음이 착 하고 가라앉는 날엔 시가 약이 된다. 그래서 그런 날엔 서점에 가서 시집을 고르고, 그러는 동안에 내가 시처럼 착해진다는 생각을 한다. 그도 아니면 누군가가 나를 대신해 내 마음을 적어주거나 내가 누군가의 외로된 마음을 만져준다는 생각을.

  그런데 이 영화를 보면서 어쩌면 시는 세상을 참 왜곡한다는 생각을 했다. 아름다운 것만 보고싶어하고 자꾸 피하는 미자를 보면서, 그리고 시 강의를 하는 김용탁 시인과 시낭송회를 하는 사람들, 시 강좌에 들어와 자기의 아름다운 시절들을 이야기하려 하지만 시는 한 줄도 쓰지 못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시가 아름다우려면 세상과 멀어져야 할 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시가 사라져가는 세상에, 시를 노래하려는 것부터가 모순이자 거짓인지도. 그래서, 시를 좋아하는 내가 불편해지는 영화였다.

  그리고 미자가 자신의 시를 진정으로 써내려가기 위해서 범죄를 저지를 손자를 신고하는 마지막 부분을 보면서 마음이 어지러웠다. 시를 쓰기 위해 순수해지고 싶었던 그녀의 마음이 이해가 되면서도 그런 사회적인 윤리를 우선시 하는 게 맞는 건가 헷갈렸다. 어쩌면 자신의 불편한 마음을 없애고, 순수한 자신을 찾기 위한 이기적인 행동은 아니었을까 하는 묘한 생각이 들었던 거다. 사회적 윤리에는 부합하지만 가족을 생각하는 윤리로는 이해하기 어려운 결정. 어쩌면 시는 그래서 세상과 동떨어진 채 티끌하나 묻지 않으려는 마음인지도. 사람들이 그래서 시를 쓰고 싶어하지만 지금처럼 시가 어울리기 어려운 세상에서는 시를 쓰려는 마음은 사치인지도 모른다. 
  
  불편하다. 시는. 나혼자는 깨끗해지려는 고해성사 같아서.

'영화는 영화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0.07.01 맨발의 꿈  (0) 2010.07.04
2010.06.13. 방자전  (0) 2010.06.20
어떤 방문(2009.11.28)  (0) 2010.02.27
나는 행복합니다(2009.11.27)  (1) 2010.02.27
단편 남매의 집 & 산책가(2009.11.27)  (0) 2010.02.26
Posted by 비단구두
l

뮤지컬공연정보 썸네일

  스프링 어웨이크닝 ★★★★☆ - 혼자서

  2006년 5월 오프 브로드웨이에 첫 선을 보인 <스프링 어웨이크닝>은 브로드웨이의 주요 관객층인 중년들뿐만 아니라 젊은 관객층의 환호를 이끌어낸 특별한 작품이다. 이 작품은 같은 해 12월 브로드웨이에 입성해 다음해 토니상에서 11개 부문에 노미네이션되어 작품상을 비롯한 음악상, 안무상, 극본상 등 주요 8개 부문을 휩쓸며 대단한 반향을 일으켰다.
  국내 제작사 간의 뜨거운 공연권 확보 전쟁으로 이미 공연 전부터 화제가 되었던 이 작품이 드디어 한국 무대에 오른다. <스프링 어웨이크닝>은 19세기말 독일 표현주의 작가인 프랑크 베데킨트의 동명의 희곡을 원작으로 한다. 시민사회의 본능을 억압하는 교육 속에서 희생되어야 했던 젊은이들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이 작품은 1891년 완성되었지만 청소년들의 성문제를 다루고 있어 곧바로 공연되지 못하고 1906년 막스 라인하르트에 의해 무대에 올려졌다. 작가의 주관적인 판단을 중요하게 여기는 표현주의 작품인 만큼 무대는 비사실적이고 장면 이동도 많았다.
  당대의 주류였던 시민사회를 비판하고 자유로운 사고를 주장한 이 작품은 110여 년이 지나 뮤지컬로 만들어지면서도 기본적인 정신은 그대로 유지한다. 억압된 교육 속에서 반항하고 열정을 불태우지만 결국은 파멸하고 마는 젊은이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지적이고 기성 사회에 반항할 줄 아는 멜키어는 벤들라를 임신시키고 감화원으로 쫓겨간다. 제대로된 성교육을 받지 못한 순진한 벤들라는 어머니의 비유적인 말을 제대로 알아듣지 못하고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임신을 하게 된다. 그녀는 허름한 병원에서 낙태 수술을 받다가 목숨을 잃게 된다. 모리츠는 시험에서 낙제하자 부모님을 실망시킬 것이 두려워 자살을 한다. 이 세 젊은이는 시민사회가 지나치게 개인의 욕망을 억압하고 규제하려는 체계 속에서 불행을 맡게 된다.
  던컨 쉬크의 록 음악은 억압 속에 갇힌 젊은이들의 분노를 폭발할 듯한 절규로 담아낸다. <스프링 어웨이크닝>에서 던컨 쉬크의 음악은 그 어떤 뮤지컬에서보다 동시대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뮤지컬이라는 장르에 크게 구애를 받지 않고 만든 곡들이고 배우들 역시 마치 콘서트 하듯 주머니에서 마이크를 꺼내 노래를 한다. 이것이 가능했던 것은 원작이 가지고 있는 표현주의적인 정서 때문이다. 작품은 현실과 환상을 넘나들며 환상 장면에서는 젊은이들의 자유롭고 싶은 욕망을 분출한다. 빌 T. 존스의 몸부림에 가까운 독창적이고도 감각적인 안무는 이러한 청소년들의 상황을 몸의 언어로 보여준다.
  한국 초연에서 지적이고 도전적인 성격의 멜키어 역에는 최근 가장 두각을 보이고 있는 김무열이, 성적인 호기심으로 가득하면서 불안한 감성을 지닌 모리츠는 조정석이 맡았다. 그리고 성에 대한 제대로된 이해가 없어서 결국 임신을 하고 죽음을 맞게 되는 벤들라는 신예 김유영이 캐스팅되었다. 이외에도 육동욱, 윤석원, 김동현 등 젊은 배우들과 성인남자 역과 성인여자 역에 송영창, 이미라가 캐스팅 되어 무게감을 잡아준다. 송영창은 교사, 아버지, 신부 등 다양한 역할로 변신하면서 기성세대의 억압된 질서를 상징적으로 보여줄 것이다. 이미라 역시 교사, 어머니 등 성인 여자 역을 도맡으며 청소년들에게 제대로된 교육을 전수하지 못하는 기성세대의 입장을 대변할 것이다.

                                                                                 - 출처 : http://www.themusical.co.kr/

===========================================================================================

  아프리카 여행학교 가는 길에 괜찮은 작품 하나 꼭 봐야겠다고 맘 먹고 본 작품.
  예전 전교연 대본모둠에서 우리가 함께 고민했던 작품이라 그렇지 않아도 애착이 가던 차에 이미 보고 온 선진언니가 강추하기까지. 직접 내 눈으로 보고 싶었던 작품을 보게 되어 기뻤다. 역시나 실망시키지 않았고. 
  19세기 독일에서 청교도적인 사회분위기를 비판하고자 쓰여진 이 작품이 개인의 자유, 욕망을 드러내자는 메시지를 담고 있었기 때문에 한참이나 공연이 불가했다고 하는데 게다가 우리가 대본으로 읽었을 때에도 상징이 많고 강한 표현들이 많아 소화가 어려웠다. 그래서 우리도 직접적으로 표현하지 않고 몸짓으로 형상화해서 무대에 올렸었다.
  뮤지컬로 만나게 된 스프링 어웨이크닝은 반항아적인 느낌이 잘 살아나는 멜키어 주원의 연기도 좋았고, 신인으로서는 어려운 선택이었을 듯한 당당한 눈빛의 벤들라 김유영도 느낌이 있었다. 그리고 가장 소심한 희생양 모리츠 조정석은 열정적인 느낌이 좋았고 송영창 아저씨는 자유자재로 배역과 감정을 바꾸어가며 무대를 안정적으로 받쳐주는 게 놀라웠다.
  그리고 음악들.. 록음악을 결합해서 스프링어웨이크닝의 저항성을 멋지게 살렸다. OST를 사고 싶은 충동이 일었으나 1층 맨 앞자리를 끊은 호사를 누렸기 때문에 참았다.ㅜ 무대도 환상. 사진으로 찍어오고 싶었지만 제제를 당해서 그만. 암튼 다시 봐도 좋을 공연.

     
   
Posted by 비단구두
l



  환상동화 - 선혜영 언니랑 ★★★★
  
 
환상동화는 세명의 이야기꾼 즉, 사랑, 전쟁, 예술광대 그리고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 소리를 잃어버린 피아노 치는 남자와 눈을 잃어버린 춤추는 여인을 중심으로 환상과 현실을 사이에서 벌어지는 판타스틱 러브스토리. 환상동화는 전쟁과도 같은 차가운 현실 속에 살아가는 우리에게 예술과 사랑 그리고 마음을 움직이는 하나의 작은 이야기가 삶을 변화 시킬수 있다고 나지막이 이야기를 건넨다. 사랑스런 세명의 광대가 펼치는 이야기에 귀 기울이다 보면 어느덧 박동이 미미하게 느껴졌던 나의 심장도 쿵쾅쿵쾅 움직일것이다.

===========================================================================================

  언니랑 벼르고 별러서 본 연극. 겨울에 어울리는 따뜻한 작품이라고 해서 고르게 된.
  이야기꾼이 끌어가다 극 속으로 자연스레 흘러들어가는 형식도 괜찮았고, 사랑과 전쟁과 예술을 축으로 해서 이끄는 이야기꾼이 변할 때마다 극의 성격이 변하는 시도도 재미있었다. 그리고 개구진 이야기꾼과 달리 조금은 정극처럼 깎아놓은 듯한 피아노 남자 '한스'와 무용수 '마리'의 피아노와 몸짓이 어우러지는 것도 멋졌다. 그리고 코러스 활용 뿐아니라 소품을 활용한 연극놀이적인 기법들이 재치있게 들어간 장면장면도 굿. 
  동화와 음악극과 몸짓이 만난 환상동화. 아기자기하면서도 격정적인 이야기도, 배우들의 입담과 소박하면서 아름다운 연기도 괜찮았던 작품이다. 겨울이 되면 가끔 생각날 듯한.

 
Posted by 비단구두
l

어떤 방문 상세보기



  어떤 방문 - 혼자서 ★★☆

 
한국, 일본, 필리핀의 세 감독이 교수와 제자의 얽힌 애정에 대한 이야기 <첩첩산중> 아버지의 심부름으로 찾게된 곳에서 만난 여인과의 이야기 <코마>, 마을에 온 옛친구를 납치할 계획을 세우며 벌어지는 이야기 <나비들에겐 기억이 없다>의 디지털 옴니버스 영화.

 '첩첩산중'. 우연히 전주에 있는 친구 진영을 만나러 간 미숙(정유미 분)이 자신의 옛 애인이었던 상옥(문성근 분)과 진영이 애인 사이임을 알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상적인 이야기.

 '코마'. 할아버지의 유언을 전하기 위해 코마라는 마을을 방문한 한 남자가 그 곳에서 한 여자를 만나 겪게 되는 따뜻하고 감성적인 사랑이야기.

 '나비들에겐 기억이 없다'. 캐나다의 금광 회사가 철수하자 경제적인 어려움을 맞닥트린 필리핀 사람들과 어느 날 그 섬을 방문한 캐나다 여성의 이야기.

===========================================================================================

  내가 본 건 첩첩산중과 코마. <나비들에겐 기억이 없다>는 영 별로라는 평이 많아 보다 중간에 나왔다는..ㅋ 그리고 코마도 그냥 별 느낌 없었음. 그래서 첩첩산중만!! 첩첩산중만 본다면 별 3개 반에서 4개는 너끈!!

  솔직하게 드러내는 홍상수를 좋아하기도 하고 불편해하기도 하지만, 정유미와 이선균, 문성근의 조합이 궁금해서 보게 된 작품이기도 했다. 단편인데도 인물들의 갈등, 속물적인 인물들의 속내, 그러면서도 센척하는 홍상수식 인물이 잘 드러나 재미있었다.
  제일 기억에 남는 장면은 미숙이 상욱을 다 잊은 척, 그냥 생각나서 했다고 하는 전화를 하면서 그때 그렇게 해서 슬펐다고 소리치고 바닥으로 쓰러지며 울던 장면이었다. 그러고는 금세 아무일 없다는 듯 일어서는. 그냥 조금은 이기적이고 여리고 비교하기 좋아하고 속상해하면서도 당당하려고 하는 보통 여자들의 심리가 잘 드러낸 캐릭터가 극대화됐던 시점.
  암튼, 정유미는 귀엽고 착해보이면서도 한편 야무지고 막무가내인 캐릭터도 소화해내는 게 멋지다. 문성근 아저씨도 지적이면서도 속물적이고 가식적인 그런 모습을 완벽하게 드러냈다. 이선균이 조금은 더 물렁해졌어도 좋았겠다.


 

'영화는 영화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0.06.13. 방자전  (0) 2010.06.20
2010.06.20 시  (0) 2010.06.20
나는 행복합니다(2009.11.27)  (1) 2010.02.27
단편 남매의 집 & 산책가(2009.11.27)  (0) 2010.02.26
굿모닝 프레지던트(2009.11.15)  (0) 2010.02.26
Posted by 비단구두
l

나는 행복합니다 상세보기




  나는 행복합니다 - 명신이랑 ㅋ ★★★★☆

  자신이 처한 상황을 견딜 수 없어 과대망상증이란 병을 얻게된 만수. 치매에 걸린 엄마와 자살한 형이 남겨준 도박 빚. 이 모든 현실을 기억할 수 없는 정신병동에서의 하루하루가 그에겐 꿈 같은 나날들이다. 자신이 서명만 하면 전세계 은행에서 통용되는 화폐가치를 지닌다고 믿는 만수. 그 말을 믿어주는 친구들, 그리고 주치의와 개인 간호사 수경이 있는 그 곳의 생활은 달콤하기만 하다. 항상 만수의 곁에서 수호천사가 되어주는 수경이 있어 만수는 더욱 행복하지만 그녀의 얼굴은 언제나 슬픔에 가득 차있다.
  연인에게 버림받고, 직장암 말기의 아버지를 간호하며 힘든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 수간호사 수경. 애인에게 버림받고 월급도 차압당하며 괴로운 현실들 뿐이지만, 자신에게 병원비에 보태라며 천 만원 쯤은 개의치 않고 쥐어주는 만수가 있어 행복하다. 수경에게는 그의 과대망상증이라는 병이 자신을 버틸 수 있게 하는 힘이 된다.
  병원에서 강도 높은 치료를 받게 되는 만수, 점차 극한 상황으로 내몰리는 수경. 그들만의 행복한 시간은 끝을 보이기 시작하는데 …..

  이청준의 단편 [조만득 씨]를 각색했다. 정신병동을 소재로 한 원작의 설정에서 조금은 달라졌지만 정신병동을 중심으로 상처받은 인물들의 삶을 투영한다는 점에서 서로 통한다. 영화의 시작은 더벅머리 총각 만수가 정신병동에 입원을 하면서이다. 만수는 도박에 빠진 형과 무기력한 가족으로 인해 상처가 깊다. 형은 매번 그를 찾아와 카드를 내놓으라고 윽박을 질렀다. 정신병원에서 만수가 즐기는 행위는 의사에게 종이로 만든 수표를 건네면서 자신이 부자라고 과시하는 것이다. 또한 환자들을 선동해 병실에서 소동을 일으키기도 한다. 그를 바라보는 간호사 수경 역시 행복한 인물은 아니다. 그녀는 병동 의사와 실연을 겪고 있는 중이며 아버지로부터 받은 상처를 힘겹게 추스르고 있다. 그들이 만나는 공간은 상처가 머무는 장소이다. [소름]이라는 빼어난 데뷔작으로 상처받은 인물들의 심리를 공포 영화로 풀어내고, [청연]으로 여류 비행사 박경원의 실패할 수밖에 없는 성장기를 그려내었던 윤종찬 감독은 어김없이 상처받은 영혼을 찾아 카메라를 들이댄다. 더벅머리를 한 현빈의 파격적인 연기 변신과 이보영의 단아한 이미지는 한정된 공간에서 충분한 울림을 준다. 이 영화의 제목은 역설적이면서도, 누구나 바라고 있는 행복에 대한 인간의 소망을 피력하는 것이다.

===========================================================================================

  청연의 윤종찬 감독, 소설가 이청준의 만남만으로도 기대가 됐던 영화. 그리고 항상 의외의 히든카드 현빈까지. 

  가난에 가족들로 인한 삶의 무게를 이기지 못해 과대망상에 빠진 만수와 오랜 암투병 중인 아버지 때문에 힘겹게 살고 있는 수경의 이야기. 가난과 가족, 그리고 연민이란 공통점 때문에 서로에게 힘이 되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현빈 뿐만 아니라 화장기 없는 얼굴로 파리하게 말라가는 수경을 잘 소화해 낸 이보영의 연기도 참 좋았다. 그리고 "나는 행복합니다"라는 제목도.  

  정신병동에 있는 것이 오히려 행복하다는 만수의 말처럼 생활고에 사는 게 사는 게 아닌 불행한 사람들이 너무 많은 세상이다. 그렇게나 극진하게 모셨던 어머니마저도 알아보고 싶지 않은 그래서 그냥 미친 사람으로 맘 편하게 살고 싶어한 만수가 너무나 이해가 됐다. 미치는 게 더 편한 사람들이 세상에 얼마나 많을까. 그렇지만 사람이기에 어쩔 수 없는 가족 때문에 다시 예전의 고달픈 삶으로 돌아가는 만수가 기특하면서도 안쓰러웠다.
  마지막 장면, 어둡고 구불구불한 길을 낡은 오토바이를 타고 홀로 가는 만수의 모습이 참 위태로워보였다. 그는 다시 정신병동으로 돌아가지 않고, 그 험한 길을 기어이 이어나갈 수 있을까.


'영화는 영화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0.06.20 시  (0) 2010.06.20
어떤 방문(2009.11.28)  (0) 2010.02.27
단편 남매의 집 & 산책가(2009.11.27)  (0) 2010.02.26
굿모닝 프레지던트(2009.11.15)  (0) 2010.02.26
바스터즈, 거친 녀석들(2009.11.11)  (0) 2010.02.26
Posted by 비단구두
l

남매의 집 상세보기



  남매의 집 - 혼자서 ★★★★

  연출의도 : 알지 못함’ 에서 오는 불안과 두려움을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세상에 비하면 인간의식은 정말 초라하고 나약하고 비좁은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촬영의도 : 현실속의 비현실적 이미지를 담아내려 했습니다. 어디가 이상하다, 라고 분명히 집어낼 수는 없지만 무언가 기괴한 느낌이 조금씩 드러나길 바랬습니다.
  제작의도 : 흥미와 긴장 뒤에 오는 생각할 꺼리를 던져 주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습니다.

  영화제 소개글. 비좁고 초라한 반지하에 부모 없는 오누이가 스스로 갇혀 지낸다. 아버지가 돌아오길 기다리며 같은 일상을 반복하는 그들의 집에 어느 날 누군가가 침입한다. 5분만 있다가 나간다던 그는 일행인 듯 보이는 괴한 둘을 집으로 들이며 이런저런 핑계들을 늘어놓기 시작하는데…. 스스로 고립된 인간의 의식과 그 안의 도덕적 신념이 얼마나 볼품없는지를 우화적으로 표현하는 작품.

===========================================================================================

  쉽지 않은 영화. 뭔가? 싶지만.. 이미지나 인물들이 잊히지 않는 강한 인상의 작품. 

  아무도 문을 열어주지 말라는 전화만 남기고 집 밖으로 나간 아빠, 그리고 반지하 방을 지키고 있는 남매. 바깥에는 현장감독이라는 사람이 집 근처를 돌아다니는 것이 곧 철거될 동네의 분위기를 띤다. 그러니까 집은 남매가 굳게 문을 지키고 자신들을 방어하기 위해 닫혀져 있는 것이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아이들 스스로가 세상과 단절을 하고 있는 느낌이 든다.
  이런 상황에 누군가 급박하게 문을 두드린다. 처음엔 자장면 배달이라고 했다가 문을 열지 않자 그럼 다른 집인가보다 라며 물 한 잔만 달라고 애원한다. 오빠의 만류에도 착한 여동생은 문을 열어주고 들어온 남자는 폭력을 행사하더니 이상한 친구 둘도 데리고 들어온다. 그 중 하나는 심지어 여동생을 성추행하려는 이상한 행동마저 서슴지 않는다. 그리고 다른 남자는 새장의 새가 시끄럽다며 도끼로 내리쳐 죽인다. 
  여동생을 데리고 집을 남자들이 집을 나간 뒤 얼마 있다 여동생이 아무렇지 않은 표정으로 집으로 들어와 차에 탈 자리가 없다고 가라고 했다는 말을 하고, 남자들의 말처럼 앵무새는 다시 살아나 새장에서 떠들어댄다.

  누구나 겪어보았을 집에 부모님이 계시지 않았을 때 무서웠던 기억, 어릴 적 보았던 동화에도 많이 나오는 "나 나쁜 사람 아니야"라며 들어오는 외부인. 그리고 누군가가 다치거나 죽고.. 항상 결말은 모두가 다시 살아나는 이야기로 끝났던 그런 환상과도 맞닿아 있는 작품이다. 뭘 어렵게 해석하려 들지 말고 그냥 별 생각 없이 보면 될 것 같은, 그러나 무의식을 건드리는 듯한 신비로운 작품. 공포와 일상과 장난을 아무렇지 않게 드나드는.




산책가 상세보기



  산책가 ★★★☆ - 혼자서
 
  시각장애인인 영광이는 병원에 누워있는 누나를 산책시켜주기 위해 손으로 만질 수 있는 지도를 만든다. 누나는 눈을 감고서 영광이의 손을 잡고 영광이가 만든 촉지도 위를 더듬으면서 가상의 산책을 떠난다. 

  연출의도 : 시각장애를 장애요소가 아니라 하나의 감수성으로 인정한다면 그것은 새로운 예술적 가능성의 영역이 될 수 있습니다. 또한 눈이 보이는 사람들에게는 ‘시각’이 오히려 장애요소로 작용하여서 다른 감각들을 통해 세상을 느끼는 법을 잊어가게 만들고 있기도 합니다. 이 작품이 시각장애인과 정안인이 따뜻하게 손을 맞잡고 함께 걸을 수 있는 길을 찾는 데에 작은 보탬이 되리라 기대해봅니다.

===========================================================================================

  빛과 따뜻한 색감이 아름다웠던 영화. 시각장애인의 눈으로 바라보는 세상을 간접적으로 느끼게 해 준 신기한 작품. 영화관에서 스크린으로, 눈으로 보는데도 영광이의 손으로 보게 되는. 누나에게 다정하게 이야기하는 영광이의 목소리와 예쁜 누나의 목소리가 어우러지는 대화와 꿈 같은 색감이 아름다운 영화.
 

'영화는 영화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어떤 방문(2009.11.28)  (0) 2010.02.27
나는 행복합니다(2009.11.27)  (1) 2010.02.27
굿모닝 프레지던트(2009.11.15)  (0) 2010.02.26
바스터즈, 거친 녀석들(2009.11.11)  (0) 2010.02.26
여행자(2009.11.08)  (0) 2010.02.14
Posted by 비단구두
l